“아이 생일날 제일 작은 생일케이크를 사며 울었던 노동자의 절규를 짓밟았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모든 기업이 겪는 고통을 고려했다면 최저임금은 동결 이하에서 결정돼야 했다.”(한국경영자총협회)
“여러 고용 상황, 경제에 미치는 영향, 수용도가 잘 반영됐다고 생각한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2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2.87%(240원)로 결정된 뒤 만족한 쪽은 정부·여당뿐이었다.
노동계는 ‘대정부 전면투쟁’을 선포했다. 민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철저히 자본 편에 서는 데서 나아가 정부 권한으로 최저임금 포기와 소득주도성장 폐기를 선언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더는 노동을 존중할 의사도, 최소한의 약속조차 지킬 마음도 없는 이상 더욱 거센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종합총연맹은 “문 대통령 임기 내 최저임금 1만원 실현, 양극화 해소, 노동존중사회 실현이 불가능해졌다”며 “최소한의 기대조차 짓밟힌 분노한 저임금 노동자와 함께 노동개악 분쇄를 위해 총파업을 포함한 전면적인 투쟁을 조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영계는 “아쉬운 결정”이라고 되뇌었다. 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은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 동결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도 추후 업종·규모·지역별 차등적용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절실히 기대한 동결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쉽고 안타까운 결과”라며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한 적응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평가도 엇갈렸다. 범진보 진영은 “속도조절 환영”을 외쳤지만, 범보수계는 “낮은 인상률도 경제에 엄청난 독”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각계의 속도조절론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작금의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경제 위기 등의 상황에 노사가 합심해 대처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히는 결과”라며 “속도조절에 합의한 최저임금위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자영업자와 영세기업들이 고용을 줄이는 등 많은 부작용이 발생했고, 하위계층의 소득이 오히려 줄어드는 등 우리 사회는 몸살을 앓았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아무리 작은 폭탄도 결국 폭탄이며, 시장을 또다시 얼어붙게 만드는 충격파”라며 “고용노동부 장관은 재심의를 요청하고, 노조 눈치 보기식 최저임금 결정을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인 같은 당 김학용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요구사항인 동결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점에 대해선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버린 최저임금을 고려한다면 결코 낮은 인상률이 아니다”라며 “동결을 이뤄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다음달 5일까지 최저임금을 확정 고시할 계획을 밝혔다. 이 장관은 “오늘 의결된 최저임금안은 노·사·공익위원들의 심도 있는 논의와 치열한 고민을 거친 것으로 안다”며 “최저임금안이 제출되는 즉시 이를 고시하고 이의제기 등의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