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담 주고 받다 패스트트랙 놓고 싸늘해진 황교안·심상정··· 10분 만나고 헤어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심상정 정의당 신임대표를 만나 악수를 한 후 자리에 앉고 있다. 뉴시스

심상정 정의당 신임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선거제·개혁법안을 담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지난 13일 정의당 신임대표로 뽑힌 심 대표는 15일 오후 인사 차 황 대표를 예방했다. 두 사람은 서로 “당 대표 취임을 축하드린다”, “청와대의 회담 제안을 잘 수용하신 것 같다” 등의 덕담을 주고받던 중 패스트트랙 얘기가 나오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심 대표가 “(선거제·개혁법안이 담긴) 패스트트랙을 원천 무효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느냐”고 묻자 황 대표는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한다. 제대로 되지 않은 결정들이 그냥 강행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국당은 지난 4월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추진을 ‘좌파독재’라고 규정한 뒤, 장외투쟁을 벌인 바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심상정 정의당 신임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에 심 대표는 합법적 절차로 지정된 것을 존중해야 한다며 “법을 어기는 보수, 특권만 누리는 보수를 우리 국민들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당의 태도를 꼬집었다. 황 대표도 지지 않고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자유 우파의 입장에서 법을 제대로 잘 집행하고, 좋은 법을 만드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회가 입법기관이지만 악법을 만들면 안 되지 않느냐”고 받아쳤다.

 

심 대표는 “대한민국에 보수다운 보수가 없는 게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불행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황 대표가 법과 원칙을 잘 지키고 특권을 과감히 내려놓는 보수로 잘 이끌어주시기를 바란다”고 거듭 황 대표를 압박했다. 황 대표는 “국회도 헌법정신에 입각한 국회를 운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응수하면서 “다수의 표가 몰려 있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끌고 가고 독주하는 국회를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싸늘한 분위가 탓이었는지 통상적으로 정치권에서 상대당 지도부를 인사차 만나면 따로 비공개 대화를 갖는 시간도 두 사람은 생략하고 10분 만에 헤어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