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한국당내에서 '이대로만 가면 내년 총선에서 이긴다'는 이상한 인식이 퍼져있다고 땅을 쳤다. 김 의원은 당내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이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10%이상 하향조정해 보려는 경향이 있다"며 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큰일이라고 했다.
이러한 인식이 한국당내에 퍼지고 있는 이유는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때문이지만 국민들이 한국당을 그 못지않게 질책하고 있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 한국당내에 '이대로만 가면 21대 총선 승리'인식이...밖에선 떡줄 생각 없는데 김칫국을
김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지금 나라 돌아가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 하는 모습도 답답하지만 가장 답답한 핵심은 우리 당내에서는 '이대로 가면 선거에 이긴다, 정말 조심조심 잘해야 된다, 실수 안 하고' 그런 공감대들이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밖에서는 이렇게 가면 한국당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힘들겠다, 틀렸다고 하는데 (이긴다니) 대단한 착각이다"라며 "밖에서는 '자유한국당, 우리가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느냐'(고 질타하는) 이런 분위기다"며 이를 좀 알아야한다고 강조했다.
◆ 이상한 인식의 근거는 文정권의 경제 실패...하지만 한국당 변화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김 의원은 한국당내에서 '승리'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를 "이 정권의 정책 실패 때문이다"고 했다.
그렇지만 "(밖에선) 당신들부터 잘하라, 자유한국당 하는 게 뭐냐, 예전과 비교해서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지금 이 얘기를 한다"라며 "문재인 대통령 경제 잘못하니까 내년 선거 이긴다, 이런 식으로 하면 정말 답이 안 나온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 與지지율 10%이상 낮춰보는 경향까지...냉정해져야
김 의원은 진행자가 "여론조사 결과가 주기적으로 발표되고 있는데 잠깐 오르다가 다시 빠지고 있다"고 하자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민주당 지지율을 10%이상 하향해서 조정해서 인식하려고 하는 그런 경향들이 있다"며 "일부 조사가 문제가 있는 것도 있지만 전반적 추세가 이렇다면 사실로 받아들여야지 10% 빼서 본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고 했다.
이어 "(10% 빼서 보는 이유는) 자기 위안이다. 우리 처지를 냉정하게 정확하게 인식한다면 지금 조사가 정확하게 반영하기에 내년 선거 정말 어렵겠구나, 그 어려운 근원이 뭐냐, 밖에 나가서 국민들 말씀 들어보자, 국민들이 '더 바꿔 보라'고 그러면 그것에 맞춰서 우리 스스로 내부 정비를 하는 게 우선 아니겠는가"고 앉아서 위안거리만 찾을 것이 아니라 뛰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박근혜 사면, 인적 혁신에 따른 탈락자가 우리공화당쪽으로 갈까 걱정...용기내 인적쇄신해야
김 의원은 연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과 관련해선 "(당내 분위기는) 사면을 거의 기정사실화 돼 가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우리공화당과 문제가 또 복잡해질 수 있다, 이게 걱정이다, 이 부분만 걱정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진행자가 "인적혁신을 명분으로 상당부분 탈락시켰을 때 이 사람들이 우리공화당으로 가 총선에 나오면 한국당한테 손해 아니냐, 이렇게 전망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자 김 의원은 "(당내에선) 그게 가장 큰 두려움이지만 그 두려움을 떨쳐야지만 인적혁신을 해내고 인적혁신을 해내야만 내년 선거에 이길 수 있다. 승리의 비결은 용기고 용기의 본질은 여러 곳 중에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우리공화당 포함 빅텐트 치라지만 불가능...黃 등 지도부 '이대로 가면 절망' 소리 알아야
김 의원은 "우리공화당, 중도우파하고 힘을 합쳐 빅텐트를 치고 싶은 마음이야 누가 없겠는가. 그런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결국 선택을 해야 한다"며 "우리공화당이 내세우는 건 지난 탄핵이 잘됐느냐 잘되지 못했느냐에 대해서 자유한국당이 고해성사 하라는 것인데 이런 세력하고는 힘을 합친다는 건 정말 불가능한 일이다"며 우리공화당과 선을 확실히 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 체제가 인적 혁신에 대해서 분명한 의지를 갖고 실천해 내느냐에 (총선 승리 여부가) 달려 있다"면서 "황교안 대표가 당내보다는 당밖, 일반 국민들 목소리인 '자유한국당 이대로 가면 큰일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지 분명한 방향을 잘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