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안태근 전 검사장 서지현에게 치명타 입히려 한 것”

서지현(사진 왼쪽)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된 안태근(〃 왼쪽) 전 검사장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이성복 부장판사)는 18일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에게 1심처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과거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추행한 사실이 검찰 내부에 알려지는 걸 막으려고 권한을 남용해 인사에 개입했다고 판단하고 그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추행을 목격한 검사가 다수이고,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진상조사까지 나선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서지현 검사를 추행한 사실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서 검사뿐 아니라 임은정 검사도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당사자인 피고인만 서 검사가 언론에 공개하기 전까지 계속 알지 못했다는 주장은 경험칙에 명백히 반한다”고 지적했다.

 

안 전 검사장은 서 검사의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서 검사를 통영지청에 배치한 인사는 검사 인사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며 “서 검사에 대한 세평이나 보직 평가, 보직 경로 등도 인사의 합당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자신의 성추행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검사로서 승승장구한 경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사직을 유도하거나 서 검사의 평판에 치명타를 입히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동기도 추단했다.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피고인이 인사권을 남용함으로써 성추행 피해자인 서 검사는 인사상 불이익 외에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은 바 없이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사안의 본질과 무관한 쟁점으로 명예가 실추됐다”며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양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안 전 검사장은 선고가 끝난 뒤 법정을 빠져나가 다시 구치소로 향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