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계절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다. 햇볕이 쨍쨍한 대낮에는 외출하기가 꺼려진다. 비 오는 날은 실내가 덥고 습해 불쾌하기까지 하다. 누구나 앞다퉈 에어컨 등 냉방시설을 찾기 마련이다. 적게는 수시간, 많게는 온종일 냉방기 아래서 생활하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장시간 냉방기기에 노출되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대체로 피로감, 기침,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는 물론 관절통 등 전반적인 신체 이상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른바 ‘냉방병’이다. 특히 올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이 될 것으로 기상청이 전망해 주의가 필요하다.
냉방병은 문명병으로 불리는 만큼 ‘여름은 으레 덥기 마련’이라는 생각으로, 시원한 것만 좇는 것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과다한 실내 냉방 자제 △바깥바람 자주 쐬기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 운동이 ‘여름철 복병’인 냉방병을 이기는 비결이다.
◆냉방병, 으슬으슬한 감기 증상과 유사
또 열대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때도 통증 억제 호르몬 분비가 떨어져 평소보다 통증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근육과 뼈가 약한 여성일수록, 나이가 많을수록 더욱 조심해야 한다. 뼈와 인대, 관절, 디스크가 퇴행하면서 큰 온도 차에 의해 통증에도 민감해지기 때문이다. 허 원장은 “평소 요통이나 관절통이 있는 사람이라면 해당 부위에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어깨나 허리, 무릎 등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에는 온찜질이나 반신목욕이 관절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통증 억제 호르몬인 엔도르핀 생성을 위해서도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잠자기 전에는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 후에 잠자리에 들면 관절 통증도 예방하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 잠을 잘 때 목 보호를 위해 자신에게 적합한 높이의 베개를 사용하고 다리가 심장보다 높게 위치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져 통증과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여름에는 원래 덥다”는 생각으로 과다냉방 삼가면 증상 없어
냉방병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더위를 참고 냉방기기 사용을 중단하면 며칠 내에 증상이 좋아진다. 그런 만큼 냉방병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냉방기기 사용을 줄이거나 삼가고 충분히 환기한 다음 휴식을 취한다. 에어컨은 오랜 시간 사용하지 말고, 어쩔 수 없이 가동할 때는 실내외 온도 차가 5~6도를 넘지 않게 한다. 가급적 실내 기온이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게 좋다. 실내 습도는 50~60% 수준으로 유지한다. 에어컨 필터는 자주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교체하면 세균 번식을 예방할 수 있다.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장시간 가동되는 실내에서는 긴소매의 얇은 옷을 입는 것이 좋다. 땀에 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어야 한다. 에어컨 가동 후에는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킬 필요도 있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과도한 냉방을 피하고 자주 바깥바람을 쐬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분 및 영양 섭취와 함께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 전체적인 신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여름철 건강을 지키는 기본적인 수칙”이라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