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위증 혐의' 고 장자연 전 소속사 대표 불구속 기소

 

2009년 유력인사를 상대로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문건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배우 고(故) 장자연(사진)씨의 전 소속사 대표가 장씨 관련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대표가 장씨의 문건에서 술접대와 성상납을 강요한 인물로도 등장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 제1부(부장 김종범)는 22일 과거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명예훼손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종승(50·본명 김성훈)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2012년 11월 이 의원의 명예훼손 재판에서 ’장씨가 숨진 이후에야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누구인지 처음 알았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 증언과 달리 김 전 대표는 2007년 10월 평소 알고 지내던 방 사장에게 장씨를 소개해주기 위해 방 사장이 주재한 식사 자리에 장씨를 데려간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김 전 대표는 또 2008년 10월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장씨를 동석시켜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함께 있었음에도 ‘당시 방 전 대표를 우연히 만났고 장씨는 인사만 하고 떠났다’고 허위 증언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김 전 대표는 재판에서 ‘장씨 등 소속 연예인을 폭행한 적이 없다’고 증언한 부분도 허위로 조사됐다.

 

김 전 대표는 검찰에서 위증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지만, 그의 과거 진술과 대검 진상 조사단의 자료, 계좌 추적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그 혐의가 인정된다고 검찰 측은 설명했다.

 

앞서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5월 이른바 ‘장자연 사건‘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전 대표의 위증 혐의에 대해 수사를 개시해달라고 검찰에 권고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장씨를 상대로 술접대와 성상납을 강요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수사개시 권고 전 이미 공소시효가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과거사위는 김 전 대표가 2007∼08년 장씨 등 소속 연예인들에게 술접대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로 볼 수 있다고 처음으로 판단했다.

 

2010년 검찰은 김 전 대표와 장씨의 전 매니저 유모씨 단 2명만 기소하면서 술자리 강요와 성접대 등 핵심 의혹에 대한 혐의는 인정하지 않은 채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만 적용한 바 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