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결백으로 버텨왔다. 검찰의 논리는 궤변이다.”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자녀를 KT에 부정 채용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검찰 규탄 시위에 나섰다. 그는 “정치판이 아무리 비정하고 피도 눈물도 없다고 하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억지스러운 논리로 죄를 만들어내고 무리하게 엮으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눈물까지 훔쳤다.
◆김성태, “드루킹 특검에 대한 정치 보복…딸 (공채)지원 사실도 몰라”
김 의원은 “검찰 수사 결과는 황당한 논리적 비약과 창의적, 소설적 상상력으로 점철된 궤변일 뿐”이라며 “제아무리 정권에 부역하는 정치 검찰이라고 해도 대한민국 사법질서를 교란하는 무리한 기소와 억지 논리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드루킹 특검에 대한 정치 보복, 대통령 측근 인사의 내년 총선 무혈입성을 겨냥한 정치 공학이 이 기소의 본질이고 정치 검찰들은 반드시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검찰 규탄 시위에서 딸의 채용과정에 대해 “입사지원서를 인사팀에 인편으로 접수했다”며 “(자신은) 딸의 지원 사실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한 이유에 대해서도 “정상적인 의정활동이었다”고 단언했다. 계속해서 기자들의 부정채용 의혹 관련 질문이 이어지자 김 의원은 “정치적 편향성을 가진 기자이기 때문에 (질문하지 못하도록) 빼 달라.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1인 시위 방해”라고 답변을 거부하며 기자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22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일)는 “자녀를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해 부정 채용한 혐의가 인정 된다”며 김 의원을 뇌물 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무마하는 대가로 딸을 2012년 KT 정규직으로 입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2011년 4월부터 KT스포츠단 계약직으로 일하던 김 의원의 딸은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서류전형과 적성검사가 모두 끝난 후부터 채용절차에 합류해 최종합격했다. 김 의원의 딸은 지난해 초 KT에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