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미사일 발사 "트럼프, 판문점 회동 효과 없다" 비판…韓·美·日 정보공유·분석

핵무기 비확산 美전문가 '판문점 회동 효과 없다' / 정부, 한일 갈등 속 원만한 협조 / 국정원 "北 미사일, 한미연합훈련에 불만 표출한 것" 추정
북한은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34분과 5시57분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약 430km"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 직후 한미일 관계 당국 간 정보 공유 및 분석을 긴밀히 진행 중이라고 외교부가 밝혔다.

 

한국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고 관련 상황 및 평가를 공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현 상황을 면밀히 예의주시하면서, 비핵화 성과를 조속히 도출하기 위한 협상 재개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나갈 것"이라며 "특히 미국 및 일본과 지속적으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나갈 것이며, 중국, 러시아와도 협의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최근 갈등이 심화하고 있지만, 북한 미사일 문제 등 안보 사항과 관련해선 협조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교부가 일본과의 협의 사실을 발 빠르게 발표한 것은 북핵·미사일 정보 공유를 위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이 필요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美전문가 "北 미사일, 트럼프 판문점 방문 효과 없다" 비판

 

핵무기 비확산 전문가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은 한의 단거리미사일 추정 발사체 도발과 관련해 '판문점 회동'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비판했다.

 

그는 북한 발사체에 대해 "만약 KN-23이 맞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임박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팃포탯(tit-for-tat·맞대응)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34분과 5시57분쯤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으며, 비행거리는 약 430km"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그는 이어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판문점 방문이 아직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지난달 북미 판문점 회동은 교착 상태였던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 왔다.

 

나랑 교수는 아울러 추가 트윗을 통해 "(이번 발사체는) 거의 확실히 KN-23, 고체연료 유사탄도미사일(quasi ballistic missile)"이라고 평가했다.

 

KN-23은 북한이 지난 5월 발사한 미사일 기종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ISKANDER)'로 불린다. 북한은 해당 실험을 통해 고체연료 및 유도장치 성능 개량을 꾀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고체연료는 연료주입 과정에서 사전 포착이 어려워 기습발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랑 교수는 이번 도발이 KN-23 발사가 맞을 경우에 대해 "거대한 도발은 아니지만, 북한의 고체연료 시설·경험 증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나타날 경우 우려가 될 것"이라며 "이틀 전 잠수함을 기억하는가"라고 물었다.

 

국정원 "北 미사일, 한미연합훈련에 불만 표출한 것" 추정

 

국정원은 이날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로 발사한 의도에 대해 한미 연합 군사 연습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취지로 보고했다고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뉴시스

 

이 위원장에 따르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으로는 우선 미국을 향해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국정원은 분석했다.

 

북한 외무성이 비핵화 실무회의를 연계한 입장을 표명하며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음에도 미국 측이 태도에 변화를 보이지 않자,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한미 연합훈련 및 우리군의 첨단무기 도입에 대한 반발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했다. 아울러 오는 27일 전술기념일을 앞두고 군의 사기 진작과 내부 체제 결속, 비핵화협상에 대한 내부 불만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국정원은 정보위에 보고했다.

 

이 위원장은 "동해상을 주시하고는 있었다고는 하는데 미사일 사전 인지는 못한 것 같다"며 "지난번에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 같은 것을 볼 때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동해상이지 않을까 예상하고 주시하던 중에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제원이나 종류 등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아직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지만, 국정원은 여전히 분석 중이라고만 정보위에 보고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