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는 등의 행위로 비판을 받은 청년들이 사과를 하기 위해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경기 광주 소재 나눔의 집을 찾아 이들을 맞이한 이옥선 할머니는 “소녀상에 날이 추우면 목도리를 둘러줬느냐, 뜨거우면 모자를 씌워주기를 했느냐”라며 꾸짖었다.
나눔의 집 측은 지난 24일 오후 3시쯤 소녀상에 침을 뱉는 등의 행위를 했던 청년 A씨 등 4명 중 3명이 찾아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사죄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 등은 나눔의 집에 들어선 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보자 눈물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이옥선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여름에 날이 뜨거우면 (소녀상에) 모자를 하나 씌워줘 봤느냐, 겨울에 추우면 목도리를 하나 줘봤느냐”며 ”가만히 앉아있는데 왜 침을 뱉었느냐”며 이들 청년을 꾸짖었다.
그러면서도 “앞날이 창창한 청년들”이라며 A씨 등을 용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A씨 등 3명과 함께 소녀상을 조롱한 일행 중 1명은 지난 20일 아버지와 함께 나눔의 집을 찾았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폐증이 있는데 교육을 못 해 죄송하다”고 할머니들에게 사과했다.
A씨 등 20~30대 남성 4명은 지난 6일 오전 0시8분쯤 안산시 상록구 상록수역 광장에서 소녀상에 침을 뱉고 그 앞에서 엉덩이를 흔드는 등조롱했다.
당시 상황이 찍힌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A씨일행은 이에 더해 일본말로 “천황폐하 만세”라고 외친 사실도 드러났다.
일본어를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 이들은 “일본말을 하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더 모욕감을 줄 것 같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기 안산 상록경찰서는 모욕 혐의로 이들 무직 또는 일용직 청년 4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경찰 간계자는 “모욕죄는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1심 판결이 나기 전까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고소를 취하한다면 A씨 등은 처벌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