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하계 휴정기 돌입... 이명박·양승태·김경수 재판 일시 중단

전국 법원이 29일부터 휴정기에 들어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부터 양승태 전 대법원장·김경수 경남지사 재판들도 일시 중단된다.

 

이날 법조계 따르면 서울고법과 서울고법은 다음달 16일까지, 서울중앙지법 등 전국 각 법원들은 다음달 9일까지 하계 휴정기에 들어간다. 법원은 2006년부터 1년에 두 차례 일괄적으로 재판을 중단하는 하계·동계 휴정기를 도입했다. 판사와 변호사 등 소송 관계자들이 제대로 휴가를 가지 못하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에 이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 등도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휴정기에도 중대한 사건 재판은 계속

 

다만 휴정기라고 해서 모든 재판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형사사건과 구속피고인 재판 등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사건 재판은 지속된다. 2017년 ‘국정농단’ 재판이 대표적이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1심 재판을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건의 경우 휴정기에도 재판이 진행됐다. 당시 문화·예술계 지원배제명단(블랙리스트)의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1심 재판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반면 올해의 경우 이 전 대통령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댓글조작’ 의혹으로 기소된 김 지사의 재판은 일시 중단된다. 세 명 모두 구속된 상태가 아닌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은 3주간의 휴정기를 거쳐 다음달 23일 재개된다. 애초 이 전 대통령 항소심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주간 휴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17일 검찰과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논의를 통해 3주간 재판을 중단하기로 했다. 

 

양 전 대법원장 재판은 1주일만 쉬고 다음달 5일 열릴 예정이다. 애초 양 전 대법원장 측은 “2주를 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이 휴정기에도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1주일만 재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도 다음달 22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휴정기라고 제대로 쉴 수 있는 판사 많지 않아

 

재판이 열리지 않는다고 해서 판사들이 휴정기 동안 제대로 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판사들은 휴정기 며칠간 휴가를 다녀오기도 하지만, 이후엔 법원으로 출근해 휴정기 이후 진행될 재판 기록 등을 살핀다. 휴정기를 이용해 복잡한 사건이나 그동안 깊게 들여다보지 못한 사건들의 기록들을 읽는 것이다. 수도권 법원의 한 판사는 “많은 판사가 휴정기 중 며칠만 휴가를 다녀오고, 나머지는 복잡한 사건들의 기록을 다시 읽어보고 판결문을 작성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