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방송금지 신청한 김성재 전 여자친구 측 "악플·거짓·개인신상털이 우려"

 

1990년대 인기 힙합 듀오 듀스의 멤버 고(故) 김성재(사진)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다룰 예정인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김성재의 전 여자 친구 김모씨 측은 “방송으로 개인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 51부(부장판사 반정우)는 1일 오후 그알 김성재편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그알은 오는 3일 방송에서 95년 11월20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모 호텔에서 돌연 숨진 채 발견돼 당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긴 김성재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다루면서 사인을 추적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공개된 예고편에 등장한 전문가들은 당시 김성재의 몸에서 검출된 졸레틸에 대해 “졸레틸이란 약물은 기본적으로 인간에게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시 부검 결과 김성재의 몸에서는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확인됐으며, 사인은 동물 마취제인 졸레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특히 졸레틸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난 김씨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 이어 상고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예고편 예상은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따라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씨 측 대리인은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미 재판을 통해서 혐의 없음이 밝혀졌다”며 “그런데 이런 방송을 통해서 기사 하나에 사실과 다른 악플과 거짓, 개인 신상털이 등 피해가 막심해 방송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 방송이 채권자(본인)의 명예 등 인격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는 취지로 지난달 30일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된 법원의 판단은 오는 2일 오후 4시쯤 나올 예정이다.

 

김씨 측 대리인은 또 “해당 판결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치열한 논증을 거쳐서 나온 것”이라며 “김성재씨의 죽음은 안타깝고 가족의 고통도 이해하지만, 여자 친구였던 채권자도 슬픈 사람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미 재판까지 받게 돼 큰 고통을 받았고 혐의가 없어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매번, 특별히 새로운 것도 없으면서 (방송을 하는 것은) 개인을 죽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알을 이끌고 있는 배정훈 시사교양본부 PD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담은 사진(위)을 올리고 “그럽시다”라며 ”한 번, 진하게 붙어봅시다”라고 글을 게재해 김씨와의 팽팽한 대립을 예고했다.

 

그알 측 관계자는 “기존 판결은 존중하되, 제작진이 새롭게 밝힌 사실들이 있어서 방송을 통해 그 부분을 다루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알 제작진은 5개월 간의 취재 끝에 고인의 부검 보고서, 사진과 전문가 인터뷰 등을 종합해 이번 방송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93년 듀스로 데뷔해 가수 활동을 시작한 김성재는 95년 솔로앨범을 발표했지만 컴백 하루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김성재의 동생 성욱씨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 사진을 공개하고 “뭐가 그리 켕기실까? 아무도 못 본 것을 어찌 자기가 나올 줄 알고 이런 짓을”이라며 “그것보다 누구여 채권자는? 채권자=범인? 아님 유력 용의자? 스스로 잘 알고 있네. #그것이알고싶다 #20190803”이라고 남겼다.

 

성욱씨는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그알의 예고 영상을 올리면서 “이번에 해결 안 나도 끝까지. 진실을 향해”, “널리 알려주세요”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신우진 온라인 뉴스 기자 ace5@segye.com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예고편 영상, 배정훈 PD SNS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