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누리양 찾아 ‘국민 영웅’ 된 군견 달관이…포상 검토

충북 청주 여중생 조은누리(14)양을 찾아낸 군견 ‘달관’이(7년생 수컷셰퍼드)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뜨겁다.

조양은 지난 2일 오후 2시 40분쯤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 인근 야산에서 수색 지원에 나섰던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 원사(진)와 달관이에 의해 발견됐다.



지난달 23일 가족, 지인 등과 등산에 나섰다가 실종된 지 11일 째이다.

박 원사는 “종일 수색을 해도 허탕 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달관이가 구조 대상자 발견 때 취하는 ‘보고 동작’을 해서 살펴보니 약 3m 떨어진 바위 구석에 조양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무사히 구조된 조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이르면 다음 주 귀가할수 있을 정도로 양호한 상태다.

달관이는 이런 활약상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약 ‘국민 영웅’으로 급부상했다.

사실 달관이가 언론에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달관이에게도 ‘흑역사’가 있었다.

 

5년 전 달관이는 ‘탈영견’이라는 오명을 쓴 적이 있다.

2014년 2월 28일 육군 제1군견교육대로 입교하기 위해 이송되던 달관이는 고속도로에서 군용트럭 철망을 뚫고 탈출했다가 하루 만에 생포됐다.

이후 고된 훈련을 소화한 달관이는 합격률 30%라는 관문을 뚫고 어엿한 수색견으로 성장해 조양을 찾아내는 임무까지 훌륭히 해냈다.

박상진 원사(왼쪽)와 김재현 일병이 ‘달관’이와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                   육군 32사단 제공

‘탈영견’이라는 오명을 말끔히 씻고 ‘최고의 수색견’으로 거듭난 것이다.

달관이의 활약상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연일 화제다.

 

네이버 아이디 ‘imsu****’은 “국방부 장관님. 일등공신 수색견 달관이 일계급 특진시키고, 포상으로 휴가도 보내주세요. 박상진 원사님과 함께 시원하고 좋은 곳에서 맛난 것 많이 먹게 포상금도요”라고 요청했다.

 

네이버 아이디 ‘east****’은 “너무 이쁜 달관이에게 간식 좀 보내줄 방법 없나요? 사람을 구했는데 훈장이라도 줘야…”라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의 이런 간청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군견은 군번과 같은 견번을 받고 생활하지만, 계급은 없다.

 

세간에는 군견에게도 부사관 계급을 부여한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공적을 세워 훈장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군견에는 계급이 없다는 게 군당국의 설명이다.

 

따라서 달관이에게 일계급 특진은 불가능한 일이다.

훈장 수여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 무공훈장을 받은 군견은 1968년 북한 무장공비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1·21사태 때 공을 세운 ‘린틴’과 1990년 제4땅굴 소탕 작전 때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터뜨려 1개 분대원들의 생명을 구한 ‘헌트’ 둘 뿐이다.

다만 표창장과 보상 정도는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7월 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불이 났을 때 진화에 도움을 준 견공 ‘가을이(3년생)’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영업이 끝난 시장 내 횟집에서 불이 난 것을 알아챈 가을이가 크게 짓는 바람에 밖으로 나온 한 주민이 초기 진화에 나서 대형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

 

광주 북부소방서는 가을이의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사료와 함께 표창장을 전달했다.

 

달관이가 소속된 육군 32사단 관계자는 “군에서도 조양을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달관이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포상 관련 부분 역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군견은 육군 군견교육대에 선발돼 교육을 받는다.

 

수료한 군견들은 육군 예하 부대 뿐 아니라 해군과 해병대에도 배치된다.

 

공군은 별도로 공군교육사 예하 군견훈육중대를 운영하고 있다.

 

군견 임무를 수행하는 견종은 저먼 셰퍼드와 래브라도 리트리버, 벨지안 마리노이즈 등이다.

 

빠르고 민첩한 셰퍼드와 마리노이즈는 추적과 정찰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종이다.

 

리트리버는 집중력이 뛰어나 보통 폭발물탐지 임무를 수행한다.

 

가끔 진돗개도 교육대에 입소하는 경우가 있지만 주인 한 사람만을 따르는 특유의 충성심 탓에 여러 군견병을 따라야 하는 군견으로서는 적절치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1954년 미군에서 인수한 군견 10마리가 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을 제외하고 현재 활동 중인 군견은 군견훈련소를 포함해 총 500여마리 정도이다.

 

이들은 각급 부대에서 정찰견·추적견·폭발물탐지견 등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군견이 되기까지는 힘들고 고달픈 과정을 이겨내야 한다.

 

한 해 군견교육대에서 태어나는 강아지는 130여 마리 정도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군견이 되는게 아니다.

 

생후 6~7개월즘 된 예비 군견들은 군견의 자질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군견 적격심사를 받는다.

 

시·청각 능력과 활동성, 사회성, 운동능력, 소유욕 등 10가지 항목에 대한 평가다.

 

이 과정에서 약 70%가 탈락한다.

 

이를 통과한 개는 ‘양성 후보견’ 신분으로 20주간 본격적인 훈련을 받게 됩니다.

 

군견의 하루 일과는 장병들과 다르지 않다.

 

오전 7시 일어나 점호 후 아침을 먹고 오전과 오후 3시간씩 훈련을 한다.

 

추적·정찰 훈련의 경우 하루 평균 4km의 거리를 이동한다.

 

폭발물 탐지 훈련은 다이너마이트, 티엔티(TNT) 등 테러에 주로 사용되는 폭발물의 냄새를 기억하는 훈련과 숨겨진 폭발물을 찾는 훈련을 반복한다.

 

군견들은 하루 두 끼만 먹기 때문에 장병들의 점심시간에는 휴식시간을 갖는다.

 

각급 부대에 배치됐던 군견들은 매년 군견교육대로 돌아와 8주간의 보수교육을 받는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임무수행이 불가능한 군견들 역시 은퇴해 군견훈련소로 다시 돌아온다.

 

군견들은 보통 8살 전후 전역한다.

 

사람 나이로 치면 60~70대에 해당되는 나이대이다.

 

군견교육대는 2013년 동물보호법 개정 전까지 은퇴견을 안락사시키거나 의료 실습용으로 제공했다.

 

그러나 법 개정 후 안락사가 금지되면서 ‘관리견’ 신분이 된다.

 

훈련만 받지 않을 뿐 현역 군견과 똑같은 보살핌을 받는다.

 

특히 2015년 군수품관리법 시행령이 개정돼 은퇴 군견들이 민간 등 새 가족에게 입양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탈영을 시도한 군견에게는 ‘영창’ 등 별도의 처벌을 내리진 않는다.

 

7일 이내에 잡히거나 복귀하면 된다.

 

7일이 지나면 실종된 것으로 군은 판단한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