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우린 도랑에 든 소… 美·中·日 풀 다 먹어야 살 수 있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5일 한일갈등과 관련해 미국이 적극 중재에 나서야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국 갈등이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지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갈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음주 여부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공방을 주고 받는 것은 국민에게 할 도리가 아니라며 "이 정도에서 끝내주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 한국은 미국 풀도, 중국 풀도, 일본 풀도 먹어야하는 도랑에 든 소...미국이 적극 나서야 

 

박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도랑에 든 소다. 미국 풀도 먹어야 하고 중국 풀도 먹어야 하고 일본 풀도 먹어야 하는데 우리한테 어떻게 하란 말이냐"면서 "미국 풀만 먹으면 우리가 살 수 있는가, 미국이 미국답게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경제 질서 이런 것을 하기 위해서 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한일 갈등을 강건너 불보듯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신임 국방장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방위비를 더 내라. 호르무즈 파병해라. 아시아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겠다 하면, 제2의 사드 사태가 날 수 있다"라며 그런 판국에 한일갈등 중재에 미국이 소극적이라는 건 말이 안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미국이) 우리한테 'GSOMIA(한일군사정보호협정) 파기하지 말라' 하면 일본에게도 '경제 보복 제재 조치를 취소해라', 최소한 이렇게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 좋지 (그렇지 않다면) 우리만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는 없지 않느냐"라며 "미국도 미국답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 8· 15 문재인 대통령 메시지에 전세계가 주목...日도 8·15이후 어떤 움직임을   

 

박 의원은 "우리 국민이나 일본, 전 세계가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굉장히 주시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일본과 우리 정부, 또 한미일 간에 어떤 조율을 거치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는 지난 국무회의에서 말한(강도의) 제2의 그러한 메시지가 나갈 것 같다"고 점쳤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통합과 평화의 경축사를 내보내고 우리 정치권과 국민도 통합해서 평화로 가고 일본도 한국과 통합해서 평화로 가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그런 식으로 크게 나갈 수도 있지만 과연 이 판국에 문재인 대통령이 그렇게 하실 수 있을까"며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민당 정권 2인자인) 니카이 간사장에게 전화를 해 '좀 만나자' 했더니 8· 15 이후를 이야기하는 걸 보면 일본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굉장히 주시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감을 잡았다"고 해 문 대통령 메시지에 따라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김재원 음주, 이해찬 사케 논쟁...구상유치, 지금 그걸로 싸울 때인가

 

박 의원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일식집에서 사케를 먹었는지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비난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좀 구상유취한 것 같다"며 "서울 횟집 전부가 다 일본 식당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김재원 예결위 위원장처럼 술 냄새를 풍기고 허둥댔다고 하면 문제가 되지만 청주 반주로 한잔 먹은 것을 가지고, 지금 그거 가지고 싸울 때인가"고 입맛을 다셨다. 

 

이어 "국민은 죽고 살고가 문제고 국가 전체가 오면초가(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로 아주 어려운 때인데 음주 예결위원장 가지고 민주당은 한국당 공격하고 한국당은 사케 반주 한잔했다고 일본 식당 간 게 잘못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국민과 전혀 동떨어진(일이다)"라며 "정치권이 반성할 일이며 이 정도에서 끝내주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윤석열 검찰인사 다음번엔 말 나지 않도록"...간접 비판 

 

박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뒤 첫 인사를 놓고 '정권친화적 인사다'는 지적이 이는 것과 관련해선 "보도에 의하면 총장 인사 후 67명의 검사들이 사표를 냈고 앞으로도 더 낼 것이다(고 한다). 윤 총장 측근, 관계자들은 전면에 배치되고 나머지 공안 이런 것들은 전부 배척됐다고 하는데 윤 총장이 다음 인사 때부터는 참고해서 그러한 말이 나지 않도록 좋은 인사를 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덧붙여 박 의원은 "차기 인사에서는 이러한 잡음이 나지 않도록 총장이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라는 말로 잘 된 인사는 아니라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