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가로지르는 태풍 '프란시스코'… 30년 만의 특이 경로

6일 밤~7일 새벽 한반도 상륙 / 강원영동 지역 200mm '집중호우'

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우리나라를 동과 서로 양분하듯 가운데를 관통할 전망이다. 지난 30년간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경로다. 이로 인해 태풍 피해도 우리나라 동쪽 즉, 강원·경상도와 충북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프란시스코는 이날 오전 일본 큐슈 동쪽 먼바다를 지나고 있다. 태풍은 이날 밤 쿠로시오 난류가 흐르는 고수역대를 지나며 태풍으로서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곧이어 큐슈에 상륙하면서 중심기압이 990h㎩로 오르며 세력이 다소 약해지겠다. 저기압인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도가 강하다.

 

이어 지면 마찰까지 더해져 태풍이 힘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큐슈를 지나 우리나라 남해에 이르러 수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남해의 수온이 평년보다 다소 높아 태풍의 에너지원이 되는 수증기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태풍은 6일 밤∼7일 새벽 사이 경남 사천 부근으로 상륙해 7일 오전 9시 충북 보은까지 직진에 가까운 경로로 북상한 뒤 서서히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날 오후 2시 강원 원주, 오후 8시 강원 고성을 지나 동해안으로 빠져나가겠다.

 

보통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은 제주도 부근에서 경로를 트는 C모양 커브를 그린다. 이번처럼 우리나라 동과 서의 중심을 지나는 경로는 1989년 태풍 ‘주디’ 이후 처음이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는데,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의 중심이 일본 북동쪽, 그러니까 상당히 북쪽까지 올라와있는 상태”라며 “이 때문에 태풍이 충청북도까지 올라와 뒤늦게 방향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프란시스코로 인해 6일 오후부터 7일까지 경남해안과 강원영동에는 200㎜ 이상의 비가 오겠고, 그밖의 강원도 지역과 충북, 경상도에는 50∼150㎜의 비가 오는 등 주로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집중되겠다.

 

서울과 경기도, 충남, 전라도는 10∼60㎜ 정도가 예상된다.

 

바람 역시 태풍이 지나는 동쪽에 평균 시속 36∼75㎞로 불겠다. 

 

4일 오후 발생한 제9호 태풍 ‘레끼마’는 발생 초기인데다 태풍을 끌어줄 지향류가 없어 아직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 판단하기 어렵다. 다만, 예보 모델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보다는 대만이나 일본 열도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