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프란시스코’가 6일 밤 남해안에 상륙해 우리나라를 동과 서로 양분하듯 가운데로 관통할 전망이다. 지난 30년간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경로다. 태풍 피해도 우리나라 동쪽, 즉 강원·경상도와 충북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소형 태풍인 프란시스코는 6일 밤∼7일 새벽 사이 경남 사천 부근으로 상륙해 충북을 지날 때까지 직진에 가까운 경로로 북상할 전망이다. 이후 서서히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강원 원주와 인제, 고성을 지나 오후 9시쯤 동해안으로 빠져나가겠다. 기상청은 프란시스코가 동해로 빠져나가기 전 열대저압부로 약화해 소멸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프란시스코로 인해 6일 오후부터 7일까지 경남 해안과 강원 영동에는 200㎜ 이상의 비가 오겠고, 그 밖의 강원도 지역과 충북, 경상도에는 50∼150㎜의 비가 오는 등 주로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집중되겠다. 서울과 경기도, 충남, 전라도는 10∼60㎜ 정도가 예상된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움직이는데, 현재 북태평양고기압의 중심이 일본 북동쪽, 그러니까 상당히 북쪽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라며 “이 때문에 태풍이 충북까지 올라와 뒤늦게 방향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4일 오후 발생한 제9호 태풍 ‘레끼마’는 발생 초기인 데다 태풍을 끌어줄 지향류(허리케인이나 태풍의 진로를 결정하는 흐름)가 없어 경로가 유동적이다. 다만, 예보 모델 결과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보다는 대만이나 일본 열도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