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2기 검찰의 고위·중간 간부 인사 이후 조직에 실망한 검사들이 대거 줄사표를 내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일각에선 이미 ‘윤석열 검찰총장의 리더십에 금이 간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윤 총장이 직접 나서 ‘달래기’에 나섰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총장은 전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검사 전입신고에서 “여러분께서 맡은 보직이 기대했던 보직일 수 있고 또 기대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며 “어떤 보직을 맡느냐가 아니라 내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를 잘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윤 총장의 이 날 발언은 최근 검찰 인사와 관련해 자신의 임기 초반부터 조직 내 끓고 있는 불만을 달래고 안정을 되찾기 위해 의도적으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 조직 내에선 최근 인사로 윤 총장이 선호하는 특별수사 경력 검사들이 대거 요직에 오른 반면, 대공·노동·선거 사건을 수사하는 공안 검사들은 홀대를 받아 차별 논란이 거세다. 실제 공안통들은 이번 인사에서 단 1명도 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전국 검찰청의 공안 사건을 지휘하는 대검 공안부장도 특수통이 맡았다.
한 검찰 간부는 “일선 공안 검사들은 이번에 새로운 공안부장이 누구일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면서 “인사 결과를 보고 각자 드는 생각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는 인사가 나기 전부터 “요즘 공안 검사들은 할 게 없다”고도 했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그 밑에서 부장으로 일하던 검사들이 나란히 같은 청 차장으로 승진 발령 난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너무 자기 사람만 챙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검찰은 ‘현재 진행 중인 중요 사건 및 공소 유지 업무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 총장 체제 출범 이후 첫 검찰 간부 인사를 전후로 조직을 떠난 검사는 60명을 웃돈다.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는 물론 일선에서 후배 검사들을 지휘하며 한창 일해야 할 부장들마저 사표를 던졌다. 일선 검찰청의 업무 공백 사태가 현실화하자 법무부는 중간 간부 인사를 낸 지 이틀 만인 지난 2일 후속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두고 한 검찰 고위 간부 출신 변호사는 “많은 후배가 조직을 떠나는 게 선배들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견 법조인은 “그만두겠다는 후배들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면서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내는 것이어도 검찰총장과 논의를 하는 법인데, 그 결과가 이런 것이라면 윤 총장한테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