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형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전시 중단과 관련해 일본 언론마저 “자유에 대한 협박”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일본 시민단체도 비판 집회를 개최했다.
도쿄신문은 7일 ‘사회의 자유에 대한 협박’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등이 포함된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 전시가 정부와 우익의 압력 탓에 사흘 만에 중단된 사태를 작심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번 전시 중단이 “표현의 부자유를 상징하는 무서운 사태”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 예산 지원 중단 압박을 가했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을 향해 “정치와 행정의 책임자는 다양한 의견과 표현을 존중하고 폭력적 행위를 경계하는 입장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술가나 미술관의 관계자는 결코 위축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헌법학자, 예술 전문가 등 일본 시민들이 만든 단체인 ‘표현의 자유를 시민의 손에 전국 네트워크’도 이날 도쿄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130여명이 모인 가운데 중단된 전시의 재개를 촉구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사태는 일본이 표현이 부자유한 사회라는 사실을 다시 증명한 것”이라며 “헌법이 금지하고 있는 검열”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극우 혐한 매체인 산케이신문은 이날 ‘헤이트(증오)는 표현의 자유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헤이트 행위’라는 황당한 논지를 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