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보람튜브’는 환상일까.
최근 6세 유튜버 이보람양의 가족회사 보람패밀리가 95억원짜리 서울 청담동 건물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너도나도 던지는 질문이다. 보람튜브뿐만이 아니다. 최근 개인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핵찌’는 하루 사이 1억3200만원가량의 ‘별풍선(현금선물)’을 받아 해당 플랫폼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고, 언론은 앞다퉈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대박’이란 공식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이 물음표를 던진다.
크리에이터에 대한 실질적인 국내 첫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노동연구원 이승렬 선임연구위원(부원장)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이용관 부연구위원·이상규 연구원은 크리에이터 시장 현황과 실태, 노동환경을 집중 분석한 ‘미래의 직업 프리랜서’ 보고서를 공개했다. 지난해 10∼11월 한국MCN협회 회원 250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설문조사와 심층면접 방식으로 소득·만족도 등을 살폈다. MCN은 다중 채널 네트워크(Multi-channel Network)의 약자로, 크리에이터를 관리하는 일종의 소속사 개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을 주업(60명, 24%)으로 삼은 크리에이터의 월평균 소득은 536만원에 달했다. 부업(58명, 23.2%)인 경우 333만원, 취미(130명, 52.4%)로 할 땐 114만원으로 조사됐다.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크리에이터 간의 수익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최대 5000만원을 버는 크리에이터가 있는가 하면, 주업인 경우에도 최소 5만원에 불과한 경우도 있었다”며 “주업 크리에이터 월평균 소득의 중앙값(금액 순서로 나열해 중앙에 위치한 값)은 150만원이었다. 낮은 소득을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적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제작비도 무시할 수 없다. 영상 1편당 제작비는 대체로 10만원 미만(76.3%) 수준이었다. 이어 10만∼29만원(13.1%), 50만∼100만원(4.5%), 30만∼49만원(3.3%), 100만원 이상(2.9%) 순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설문조사 방식이기에 응답자들이 월평균 소득을 말할 때 제작비를 제외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보통 매출 기준으로 응답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들은 스스로 수익 측면이나 일에 대한 만족도가 직장인보다 높다고 응답했다. 일반인으로서 느끼는 행복도가 10점 만점 중 평균 6.3점일 때 크리에이터로서 느끼는 행복의 정도가 평균 6.7점으로 0.4점 높게 조사됐다.
크리에이터 절반 이상(135명, 58.7%)은 유튜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이버(19.4%), 인스타그램(10.3%), 아프리카TV(4.5%) 등이 뒤를 이었다. 콘텐츠 장르(중복 응답)로는 생활·여행이 37.1%로 가장 많았고 리뷰·리액션 25.0%, 뷰티·패션 22.2%, 엔터테인먼트 18.5%, 먹방(먹는 방송) 16.9%, 게임 14.1%, 교육 14.1%, 음악 13.3%, 키즈 12.9%, 지식·정보 12.1% 순으로 조사됐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