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신분으로 필리핀 원정도박 의혹을 받는 아프리카TV BJ철구(본명 이예준)는 처벌될 수 있을까? 9일 법조계에 따르면, BJ철구가 금액과 도박 횟수 등에 따라 도박죄 성립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형법 247조는 도박을 한 사람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상습적으로 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다만 일시오락 정도에 불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법조계 “필리핀 도박장에서 쓴 금액·횟수에 따라 도박죄 결정될 듯”
BJ철구의 도박죄 성립 여부는 도박에 쓴 금액과 횟수 등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속인주의(屬人主義·한국인이 외국에서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한국 형법을 적용한다는 원칙)를 채택하고 있어 외국에서 도박을 했을 경우에도 형법 규정의 적용을 받아 처벌된다.
장윤미 변호사는 9일 “도박장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렀고, 도박에 쓴 금액이 얼마인지에 따라 도박죄 유무죄가 결정될 것”이라며 “필리핀 현지에는 합법이라고 해도 한국은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도박죄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창과방패 이민 변호사도 “도박에 쓴 금액과 횟수 등이 도박죄의 양형사유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일반 형법과 별개로 군법을 통한 처벌도 가능하다. 육군군법회의법 제205조에 따르면, 군인은 △도박·부첨 또는 풍속을 해치는 행위에 상용되는 것으로 인정된 장소 △여점·음식점 기타 야간이라도 공중이 출입할 수 있는 장소(공개된 시간 내에 한한다)에는 출입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결국 철구가 도박을 한 장소가 군법상 ‘합법성’을 띈 곳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BJ철구의 도박장 출입이 ‘품위손상’에 해당된다고 판단될 경우 △강등 △영창 △휴가제한 △근신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다만 BJ철구가 해외에 나간 것 자체로는 처벌할 수 없다. 상근예비역은 부대에서 허가받을시 단기 국외여행이 가능하다. BJ철구는 지난해 10월 입대해 상근예비역으로 복무 중이다. 이에 따라 BJ철구가 휴가 복귀 뒤 진행될 육군 조사를 통해 도박죄 성립 여부가 판가름나게 됐다.
◆BJ철구, 과거 강원랜드 블랙리스트 재조명
BJ철구가 원정도박설에 휩싸이면서 과거 강원랜드 블랙리스트를 신청한 사실도 재조명받고 있다. BJ용느(본명 김용남)는 지난 1월 개인방송에서 철구가 강원랜드 블랙리스트를 신청한 이야기를 설명했다. BJ용느는 해당 방송에서 “철구랑 강원랜드를 함께 다니던 시기가 있었다. 당시 철구는 일찍 방송을 끝내고 강원랜드를 가곤 했다”며 “그런데 철구랑 함께 강원랜드에 완전히 꽂힌 날이 있었다”고 말했다. 용느는 “그때(일요일)부터 목요일 넘어가는 날까지 철구랑 강원랜드를 갔다. 결국 돈을 400만~500만원 잃었다”며 “그런데 철구는 도박도 지고 돈도 다 잃어 블랙리스트를 신청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거부했지만 철구는 블랙리스트를 신청했다”며 “철구는 2~3년간 강원랜드에 출입할 수 없는 대신 1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BJ철구도 자신의 방송에서 종종 도박 관련 이야기를 풀어냈다. 도박중독에 빠졌다는 비판을 해명하거나 아내가 준비한 ‘도박중독의 위험성’ 영상을 읽기도 했다. BJ철구는 아내와 함께 도박중독 수면 치료도 받았다. 치료사가 “주변 사람들이 도박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할 거냐”고 묻자 최면에 빠진 철구는 “해야돼요”라고 답했다. BJ철구는 최면에 걸렸는데도 “도박을 할 때 기분이 최고조”라고 말했다.
1989년생인 BJ철구는 2009년부터 개인 방송을 시작해 구독자 120만명을 보유한 인기 BJ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방송 내용으로 수차례 논란을 빚었고, 2016년 한 여성 BJ와 결혼해 슬하에 1녀를 두고 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