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친일기업 아냐…불매 안타깝다” 10년차 직원의 호소

한국콜마 10년차 직원 인터넷커뮤니티에 글 올려/ "윤 회장, 유튜버 표현 자극적이고 옳지 못하다고 발언" / "1만명 이상 되는 조직, 이 일터 지키고 싶다"
최근 직원 조회에서 '막말·여성비하 유튜브 영상'을 틀어 물의를 일으킨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최근 ‘막말 유튜브’ 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밝힌 가운데 한국콜마 직원이라고 밝힌 누리꾼의 호소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끈다.

 

11일 헌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한국콜마 10년차 직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한국콜마에 재직 중인 30대 중반 직장인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한국콜마 제품 불매운동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인터넷커뮤니티 네이트판 페이지 갈무리

 

이어 “한국콜마는 국내 중견기업이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대기업처럼 시스템을 갖춘 대응을 하기 어렵다”면서 “회사와 성장과정을 같이한 직원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용기를 냈다”고 작성 경위를 밝혔다.

 

글쓴이는 “최근 한국콜마 제품 리스트, 전직 화장품 연구원이 쓴 콜마 제품 대체 여부 글을 봤다”며 “글을 올리는 사람에 정보 습득 능력과 지식에 감탄했다. 정보가 범람하는 사회에서 거짓은 금방 탄로 나고 진실은 주목받을 거라 믿는다”고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한국콜마는 친일기업이 아니다”라며 “인터넷상에 글을 보면 한국 콜마를 설립한 1990년 당시 일본 콜마 자금을 지원받은 사실로 인해 일본기업으로 오해하고 있다. 콜마는 폴란드계 미국 이민자인 레슬링 콜과 프레드릭 마섹이 1921년 설립한 미국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불거진 ‘막말 유튜브’ 논란과 관련해 “이 자리(월례조회)에서 자극적이고 편향적인 유튭를 시청하게 한 건 분명 잘못”이라면서도 “영상이 끝나자마자 윤동한 회장님이 유튜브 진행자의 표현이 너무 자극적이고 옳지 못하다고 말씀하셨고, 여성 비하하는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회장님 말씀을 요약하면 현재 당면한 국내 및 국제 정세에서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처한 일본경제보복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국제 정세에 관심을 갖자였다”면서 “개인적으로 반대쪽으로 편향된 영상도 같이 보여줬다면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거라 생각하고 이 부분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글 말미 글쓴이는 “한국콜마는 개인, 기업, 기관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주식회사다. 이번 사태로 투자자들에 피해가 더 커지지 않길 바란다”며 “저에게 한국콜마는 동료들과 고락을 함께하는 일터다. 임직원과 가족, 관련 업체를 포함하면 1만명 이상 되는 조직이다. 이 일터를 지키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 6일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통해 한국콜마 월례회의에서 윤 회장이 극보수 성향의 유튜버가 막말하는 영상을 전 직원에게 보게 했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윤 회장이 튼 영상에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판다.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 등의 발언이 담긴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콜마 측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 취지였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 콜마 제품 불매운이 확산하고 회사 주가가 급락하는 등 사태가 악화하자 윤 회장이 결국 대국민사과에 나섰다. 윤 회장은 “이번 사태에 깊이 반성하며 저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