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시민도 연대… 더 뜨거워진 'NO 아베' 촛불

주말 日단체 등 1만5000명 운집 / 광주·부산·제주 등서도 집회 개최 /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 국내외 34개 도시서 공동집회 열려 / 1400차 수요시위선 연대성명 발표 / 광복절엔 광화문서 촛불집회 예정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촛불과 손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정권은 한국에 대한 보복적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진지한 과거청산에 나서야 한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4차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발표된 일본 시민단체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 성명서 내용 중 일부다.



이 단체는 “애초에 일본정부가 과거 식민지 지배의 진지한 반성하에 피해자도 납득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해결을 도모하지 않은 것이 근본원인”이라며 “일한 민중교류 확대와 함께 ‘NO(노) 아베’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우대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가운데 주말 동안 이어진 ‘아베 신조 총리 규탄’ 촛불집회엔 일본 시민단체가 참여해 아베 정부에 대한 규탄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내가 소녀상이다’ … 日 전시 중단 규탄 퍼포먼스 평화나비 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내가 소녀상이다’ 캠페인에서 손팻말을 들고 의자에 앉아 평화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최근 일본 내 전시회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 작품의 전시가 중단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현수막 펼치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YMCA, 한국진보연대 등 700여개 단체로 구성된 ‘아베 규탄 시민행동’에 따르면 전날 4차 촛불문화제엔 폭염 속에서도 1만5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해 옛 일본대사관 앞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노 아베’ 손팻말을 들고 “아베 정권 규탄한다”, “한·일 정보군사협정 파기하라”, “친일적폐 청산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 자리에선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의 성명서 발표와 함께 오사카에서 온 일본인 오카모토 아사야도 무대에 올라 아베 정부가 한국 적대 정책을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일본 시민 3000명이 아베 총리를 규탄하는 성명 발표에 동참했다”며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하고, 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배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등 시민 1000여명이 '경제침탈 아베규탄! 한일군사보호협정 폐기! 광주시민대회'를 열고 있다. 뉴시스

아베 규탄 촛불집회는 서울뿐 아니라 광주 금남로, 부산 일본영사관 인근, 제주도 제주시청 앞 등지에서도 열렸다.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지방 촛불집회에 총 3000여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촛불집회는 광복절인 오는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광복절 전날인 오는 14일엔 ‘제6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일본, 영국, 호주 등에서 연대 집회가 열린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1991년 8월14일 고 김학순 할머니가 국내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걸 기념하기 위해 2012년 대만에서 열린 ‘제1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에서 제정했다. 특히 올해는 2017년 국회 통과한 개정법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기념하는 첫 번째 기림일이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는 14일 서울, 안양, 수원, 원주 등 국내 13개 도시와 일본,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 9개국 21개 도시에서 세계 공동 집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낮 12시부터 90분간 진행되는 1400차 수요시위에선 연대성명이 발표되고, 전시 성폭력 피해자 지원단체인 우간다의 찬 르웨데 페, 분쟁지역 성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인 무퀘게 재단 등의 연대 영상 메시지가 상영된다. 수원과 호주, 뉴질랜드에서 진행되는 세계 연대집회와 현장 연결, 연대 발언, 청소년·대학생들의 문화공연과 자유발언 등도 이어질 예정이다.

정의연 측은 “15일까지 기림일 주간으로 지정하고 국내외 피해자 지원단체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피해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한·일 양국 정부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