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공통+선택과목’으로 시험 치른다

현 고1 적용 ‘2022학년도 수능’ 기본계획 확정/ 문·이과 통합하되 변별력 유지/ EBS 연계율 70→50%로 낮춰/ 사회·과학탐구 최대 2과목 선택/ 제2외국어·한문 절대평가 전환/ 외고·국제고 상대적 불리 전망

문·이과 구분이 사라진 올해 고1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금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수능 국어·수학 영역이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로 바뀌며,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도 영역별 구분 없이 최대 2과목을 고르게 된다. 제2외국어와 한문은 절대평가로 바뀌고, EBS 연계율은 70%에서 50%로 낮아졌다.

 

교육부는 12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2학년도 수능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취지인 ‘문·이과 구분 폐지’에 맞춰 수능 체계에도 변화를 준 것이다.

국어·수학 영역은 2022학년도부터 수험생 모두가 공통과목을 치러야 하며, 선택과목을 한 개 고르는 방식으로 바뀐다. 국어는 공통과목 ‘독서·문학’이 있고, 선택과목으로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이 생긴다. 수학은 가형·나형 구분 없이 수학Ⅰ·Ⅱ가 포함된 공통과목과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선택과목으로 나뉜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비중은 75%대 25% 내외로 정했다. 문·이과 통합 취지를 살리면서도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선택과목별로 난도가 달라 생기는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종점수를 산출할 땐 점수 보정이 이뤄진다.

 

사회·과학탐구 영역에서도 문·이과를 구분하지 않는다. 사회탐구 9과목, 과학탐구 8과목 등 총 17과목 가운데 계열과 관계없이 2과목을 선택한다. 직업탐구 영역은 1과목만 치르려면 농업기초기술·공업일반 등 선택과목 5개 중 1개만 보면 되고, 2과목을 치르려면 전문공통과목인 ‘성공적인 직업생활’을 추가로 응시해야 한다.

 

절대평가 영역도 늘어난다. 기존 영어Ⅰ·Ⅱ, 한국사에 더해 제2외국어·한문도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다만 한국사는 원점수 40점 이상(50점 만점)부터 1등급이지만, 제2외국어는 45점부터 1등급으로 분류하고 5점 간격으로 등급 구분이 이뤄진다.

EBS 연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축소하고, 간접 연계를 활용한다. 간접 연계는 EBS 교재 지문과 주제·소재·요지 등이 유사한 지문을 다른 교재에서 발췌해 출제하는 방식이다. 2022학년도 수능은 2021년 11월18일에 치러지고, 성적은 한 달 뒤인 12월10일 통지될 예정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0년 5월쯤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의 예시 문항을 소개하고, 2021년 3월 더 자세한 시행 기본계획을 공고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현 고1이 변화된 수능 첫해연도인 만큼 대학 측이 하루빨리 대입 전형에서의 구체적인 수능 적용방식을 발표해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학 선택과목, 과학탐구 영역 등의 특정 과목을 필수로 지정하면서 자체적으로 문·이과를 구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자연계열 학생은 2022학년도 대입에서 경희·고려·서강·서울·성균관·연세·이화여대·중앙대(가나다순) 등 8개 학교에 지원하려면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영역에서는 과학탐구만 2과목 선택해야 한다. 대교협은 “이들 대학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2020년 4월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발표 때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EBS 연계율이 낮아지면서 변형 문제에 대한 실전 감각을 익혀야 하고, 제2외국어·한문 절대평가 전환으로 외고·국제고는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