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레전드' 램파드 친정팀 감독 데뷔전 호된 신고식

맨유와의 개막전서 0-4 대패 / 전력 보강 못해… 안착 미지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감독 프랭크 램파드(41)는 아직 첼시 팬들에게 감독보다 선수로 익숙하다.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첼시에서 뛰었는데 팀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기 때문이다.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우수한 득점력을 내세워 14년간 통산 211골을 넣으며 첼시 최다득점 선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해 잉글랜드 2부 리그 더비 카운티 감독으로 부임한 첫 시즌에 잉글랜드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신임 감독을 기다리던 첼시팬이 올해 램파드가 친정팀 감독으로 돌아온다는 발표를 듣고 환영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12일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9∼2020시즌 1라운드 개막전에서 첼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0-4로 대패했다. 램파드의 첼시 감독 데뷔전이었는데 신참 감독의 호된 신고식으로 끝난 셈이다. 마침 이날 상대한 맨유의 감독은 맨유의 ‘전설’ 중 한 명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46)다. 현 소속팀에서 선수로 뛸 당시부터 라이벌 관계였던 두 감독의 매치라 이번 경기는 리그 개막전부터 주목받았다.



전반부터 맨유에 페널티킥을 내준 뒤 후반에 아예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3실점을 추가하는 등 경기 내용도 일방적이어서 더욱 뼈아팠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와 아론 완-비사카 등 선수 6명을 데려와 전력을 보강하며 애초에 첼시보다 전력이 우위라고 평가받았던 맨유는 이 영입생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쉽게 승리를 잡아냈다.

이에 반해 첼시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이적 시장 금지 징계로 선수 보강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리비에 지루 등 베테랑 선수들을 벤치에만 앉혀놔 경기 결과뿐 아니라 선수 기용을 놓고도 비판받아야 했다. 은골로 캉테 등 일부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선발 출전이 힘든 상황에서 램파드 감독의 첼시가 리그에 안착하기까지는 당분간 적지 않은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