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앞세워 적극 방어한 고유정, 現남편도 고소 "내 명예 훼손했다"

고씨 측 변호인, 첫 공판서 '우발적 범행' 근거 나열 / "의붓아들 내가 죽이지 않았다" 주장 / 현 남편 "어이 없다. 진흙탕 싸움"

 

전 남편 살인 및 시체 손괴, 은닉 등 혐의로 12일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낸 고유정(36·사진 왼쪽). 이날 그녀만큼이나 주목을 받은 사람은 다름 아닌 그의 ‘변호사’였다.

 

이날 고씨 측 법률대리인 A씨는 고씨가 전 남편 강모(36·사망)씨의 변태 성욕 성향 때문에 사건 당일 성폭행 당할 위기에 처했고 어쩔 수 없이 우발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고씨가 인터넷에서 ‘뼈의 중량’ ‘졸피뎀’ 등을 검색한 것은 현 남편 B(37)씨의 보양식(감자탕)을 끓여주기 위해서였다는 주장을 펼쳤다. 강씨가 사망 전 고씨가 끓여준 카레에 든 졸피뎀 약 성분을 먹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A 변호사가 변론할 때마다 야유가 터져 나왔고, 일부 방청객은 그에게 “그만 읽어라” “말도 안 되는 소리” 등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12일 오전 첫 공판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고유정(붉은색 원). 연합뉴스

 

그런데 고씨가 변호사를 통해 지난달 22일 B씨를 맞고소한 사실도 같은 날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현 남편인 B씨는 지난 3월2일 자신의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아들 C(고유정의 의붓아들·5)군을 살해한 혐의로 고씨를 먼저 고소한 상태다.

 

충북지방경찰청은 고씨가 “B씨가 C군의 사망을 나의 범행으로 몰아가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날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B씨는 해당 사실에 대해 “고씨 측이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간다”라며 “고소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놨다”고 입장을 밝혔다.

 

C군 사망 사건에 대해 고씨와 B씨는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

 

경찰은 고씨가 C군을 살해했을 가능성, 또 B씨의 과실에 의해 C군이 숨졌을 가능성 모두 열어두고 막바지 수사 중이며 이달 내로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한 시민이 법정에서 나오는 고유정의 머리채를 잡고 있다. 연합뉴스

 

고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A 변호사는 앞서 ‘초호화 변호인단’ 논란이 일자 사임계를 제출했다 다시 복귀한 인물이어서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는 “고씨의 우발적 범행에 대한 증거가 많다. 범행 동기와 관련해 억울한 부분이 있다”라며 다시 사건을 맡게 된 이유를 밝혔다.

 

고씨의 첫 공판 이후 온라인 상에는 A 변호사가 누구인지, 그의 신상을 파헤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고씨는 지난 5월25일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여러 차례 훼손해 여러 장소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아직까지 강씨의 시신을 단 한 조각도 찾지 못해 시신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이 열리게 됐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