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 100대 소재부품 기술기업 키운다

국가 R&D 경쟁력 강화전략 / 日 규제 대응 기술지원단 구성 / 기업의 수요 기술 파악해 지원 / 과기부 종합대책과 연계 추진 / 중기벤처부, 대기업·중기 간담 / 분업적 협력 생태계 조성 논의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 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미래 전략 기술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도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분업적 협력 생태계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13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전날 열린 기관장 간담회에서 출연연들은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를 국가 산업·기술 전략 수립과 원천기술 경쟁력 확보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국가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출연연 대응전략’을 마련했다.



출연연은 우선 소재·부품·장비 산업 분야 기술지원단을 구성하고 출연연 보유 기술 지원, 기술 멘토링, 기업 수요 기술 개발 등을 통해 100대 소재부품 기술 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다음달 5일 열리는 ‘테크비즈 파트너링’ 행사에서 출연연의 소재·부품 기술을 공유하고 기업의 수요 기술을 파악해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재료연구소 등은 소재 분야 기업의 실증 테스트베드와 시뮬레이션 플랫폼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정·시험서비스 패스트트랙 운영(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반도체 장비 부품 분석·평가 지원(국가핵융합연구소), 데이터 기반 기술정보 분석(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차세대 반도체 개발(KAIST) 등 출연연의 소재·부품·장비 관련 연구협업을 지원해 기술 자립을 앞당기려는 것이다.

아울러 미래 기술을 탐색하고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핵심 R&D’를 기획하기로 했다. 출연연 통합포털을 통해 연구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고, 정부·기업·대학·NST·출연연 간 소통을 확대해 공동 R&D 추진 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정환 재료연구소 소장은 간담회에서 “소재 관련 10개 출연연이 소재 혁신성장 선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며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NST와 출연연들이 마련한 대응전략은 이달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발표할 종합대책과 연계해 추진된다.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소재·부품·장비 국산화를 위한 대·중소기업 간 분업적 협력 생태계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영선 장관 등 중기부 관계자와 소재·부품·장비 분야 대·중소기업 14개사가 참석했다. 대기업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가 참석했다.

참석 기업들은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를 위한 국가 주도의 국산화 로드맵 수립, 세제·금융지원 확대, 국산화 완성 기술에 대한 보호·판로 개척 지원 등을 건의했다. 아울러 중기부 주도의 우수 기술 평가·사업화 지원 등을 요청했다. 정부는 이달 중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를 설치하고, 산하에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둬 기업 간 협력에 기반을 둔 국산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박 장관은 “특정 국가에 의존하면 언제든 이런 사태가 재현될 수 있어 전략적 핵심 품목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며 “중기부는 대·중기 상생협의회를 통해 품목·기술별 중소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대기업 수요에 맞춰 일대일로 매칭해주는 양방향 판로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상규·이우중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