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에 저장된 고준위 방사성 오염수 100만t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전과 방사성 폐기물 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구 소련(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다룬 미국 드라마 ‘체르노빌’에게도 쏠리고 있다.
‘체르노빌’은 지난 5월 6일부터 6월 3일까지 5부작으로 미국 HBO에서 제작·방영된 드라마다. 철저한 역사 고증과 신선한 스토리, 빠른 전개와 몰입감 넘치는 연출로 미국은 물론 국내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 다음 달 열리는 에미상 시상식에 최우수 미니시리즈상을 포함해 무려 1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인류 역사상 원전 사고 척도 중 최악인 7등급 사고는 두 번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체르노빌 원전 사고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일어났다. 당시는 구 소련 해체이전으로 소련 당국이 사건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인류 최악의 참사였다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드라마는 당시 사고 조사위원이었던 실존 인물 발레리 레가소프(Valery Legasov)가 사건 2년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이후 원전 사고의 원인부터 발생, 대처, 피해 등이 전개된다.
단순히 원전 사고만 다루지 않았다. 원전 사고로 희생된 사람들과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방관과 광부, 의료진, 그리고 정보를 숨기기만 급급한 무능한 정부 관료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드라마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구급차나 군용 차량의 당시 번호판까지 일치시킬 정도로 과거 사실을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다. 또한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실존했던 사람들로, 그들의 실제 행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제작진은 원전 사고 이후 10여년의 탐사 끝에 1997년에 출간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체르노빌의 목소리’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에서만 볼 수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