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상반기 기준으로 7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2분기 실적은 지난해보다 다소 나아졌지만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2012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전은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9285억원(잠정치)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2012년 상반기(2조3000억원) 이후 가장 큰 손실액으로, 당기순손실 규모는 1조1733억원으로 2013년(1조4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의 높은 국제유가가 구입전력비에 반영되면서 1분기 영업손실이 늘었고 상반기 손실액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단가에 적용되는 유가는 평균 5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 이용률이 줄고 상대적으로 단가가 비싼 LNG 가동률이 늘어난 것도 한전의 지출을 늘린 요인이 됐다. 한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봄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후발전기 가동 중지와 예방 정비 확대로 석탄 이용률은 낮은 상태”라며 “태안화력발전소 안전사고로 태안 9·10호기가 가동을 멈추며 자회사 석탄 발전량도 줄었는데, 이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그나마 2분기 원자력발전 이용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져 손실액을 어느 정도 보전했다. 2분기 기준 원전이용률은 지난해 대규모 예방정비 때문에 62.7%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82.8%로 회복됐다. 이에 따라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는 지난해 4조2671억원에서 올해 3조9210억원으로 8.1% 줄었다. 한전 관계자는 “탈원전과 원전이용률이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지난해 원전이용률이 매우 낮았기 때문에 올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