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관 터에 ‘3·1 독립선언광장’ 조성

15일 선포식 열고 공개 / 독립운동 펼쳤던 국내외 10곳 / 자연석 가져와 주춧돌로 사용 / 백두·한라 상징 우물·수로 설치 / 천지 등 각지 물 합수식도 진행 / “숭고한 뜻 기억하기 위한 광장”

주춧돌 하나, 물 한 줄기에도 항일 독립운동의 정신을 담은 3·1 독립선언광장이 15일 제74주년 광복절에 공개된다. 서울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날 광장 선포식을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3·1 독립선언광장은 서울 종로구 공영주차장과 태화빌딩 부설주차장으로 쓰이던 옛 태화관 자리인 인사동 194-39일대 2950㎡ 부지에 들어섰다. 태화관 터는 1919년 3월 1일 민족대표들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3·1운동의 진원지가 된 곳이다. 당시 손병희를 비롯한 민족대표 33인은 태화관터에 모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하는 내용의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며 독립선언식을 거행했다.



광장 설계는 조정구 건축가가 맡았고 이름은 국민 공모로 정했다. 예산은 32억원이 소요됐다. 광장은 3·1운동의 의미를 담아 디자인됐다. 3·1 독립선언의 역사를 일상에서 느끼도록 하기 위해 시민이 쉬면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도록 생활 속 공간으로 꾸몄다.

3·1 독립선언광장에 놓이는 국내외 10개 지역의 자연석은 각지로 퍼져나간 독립운동을 상징한다. 사진은 광장 주춧돌로 쓰이는 백두산(왼쪽)과 한라산의 자연석. 서울시 제공

우선 독립운동이 펼쳐졌던 국내외 10개 지역의 자연석을 주춧돌로 사용했다. KB국민은행의 후원금 1억원으로 국내는 물론 하얼빈, 사할린, 쿠바, 카자흐스탄, 백두산의 돌을 운반했다. 마천석 100개, 바닥에 넣은 조명 330개는 3·1운동 100주년과 독립운동가들을 각각 상징한다.

광장에 심어진 소나무 세 그루와 느티나무 한 그루는 나란히 3·1운동을 뜻한다. 또 광장 한복판에 백두산과 한라산을 상징하는 우물과 수로를 만들어 백두에서 한라로 물길이 흐르도록 했다. 백두산과 한라산은 삼천리강산을, 물길은 약동하는 국토를 표현하려는 의도다. 수로의 넓이 450㎜는 1945년 광복, 길이 2만4640㎜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2464리의 거리를 상징한다. 이 물길에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 한강과 종로구 수송동, 지리산과 낙동강, 금강, 섬진강, 북한산, 청계천, 아리수 등 전국의 물을 합수한다. 시는 광장이 생김에 따라 종로구 안국역에서 삼일대로, 3·1 독립선언광장으로 이어지는 공간이 독립의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의의를 밝혔다.

15일 광장 선포식에서는 전국 각자의 물을 물길에 채우는 합수식을 진행한다. 또 안은미 무용단이 ‘만세상’을 공연한다. 33인의 풍물패들이 지난 100년의 땅을 밟으며 독립을 기념하는 내용이다. 비올리스트 김남중의 연주, 한국 최초 다문화 어린이 합창단인 레인보우 합창단 33인의 ‘광복절 노래’ 등이 이어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1 독립선언광장은 태화관터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고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독립선열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기 위한 광장”이라고 밝혔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