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8-15 06:00:00
기사수정 2019-08-15 09:48:52
일본의 대형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가 전시를 중단한 ‘평화의 소녀상’을 스페인의 영화 제작자가 매입했다고 스페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제작자는 자신이 내년에 바르셀로나에 설립하는 ‘자유 미술관’에 소녀상을 전시할 계획이다.
14일(현지시간) EFE 통신과 푸블리코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카탈루냐 지방에서 주로 활동하는 영화제작자이자 독립언론인 탓소 베넷 씨가 최근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 측이 전시를 중단한 평화의 소녀상을 사들였다.
이 작품은 김운성·김서경 작가의 조각 작품으로 작가들이 2015년 일본 시민들에게 맡긴 것이다.
이 소녀상은 서울의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습의 작품으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에 전시됐다가 일본 극우세력의 협박과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전시가 중단됐다.
탓소 베넷은 EFE통신과 인터뷰에서 “예술작품이 검열을 당했다는 사실 뿐만이 아니라 검열에 반대하는 내용의 전시도 끝났기 때문에 이는 이중적인 모순”이라며 “소녀상이 전시에서 제외됐다는 얘기를 듣고 작가들과 접촉해 작품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의 소녀상 외에도 중국의 유명한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레고 블럭으로 만든 작품, 미국의 화가 일마 고어가 그린 도널드 트럼프의 인물화 등을 사들였다.
모두 예술에 대한 검열에 저항하는 작품들로 자신이 설립하는 미술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아이웨이웨이의 작품들은 중국에서 전시가 전면 금지됐으며, 일마 고어는 트럼프의 누드 그림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뒤 살해 협박에 직면하고 거리에서 트럼프 지지자에게 폭행을 당한 바 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