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 및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6·사진)에 대한 변론 내용이 연일 화제다.
고씨의 변호인이 살인범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무죄추정의 원칙’, ‘마녀사냥’ 등 얘기도 나오며 동정론도 고개를 들었다.
그런 가운데 고씨의 현재 남편이며 고씨가 지난 3월 숨진 자신의 아들의 사망과 관련 있다고 주장해온 A(37)씨가 장문을 통해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대부분이 지난 12일 제주지법에서 열린 고씨 첫 공판 당시 변론내용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그는 고씨 측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멈추라”고 단호히 말했다.
최근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서 A씨는 “고유정과 고유정의 변호인의 의도대로 진흙탕 싸움으로 인해 파렴치한 고유정의 동조 여론이 일고 있다”며 “몇몇 언론에서는 제목의 헤드라인을 마치 양쪽의 진실공방 쪽으로 몰고 있으며, 고유정도 변호 받을 권리가 있다는 등의 기사가 나오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고유정 감자탕 해준 적 없다. 주로 배달음식 주문”
그는 이어 “(고유정에게)변호 받을 권리는 있다. 그러나 변호를 받아야지, 거짓을 이야기 하고 아무런 사실 관계도 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를 하면 안 된다. 제발 진실된 변호만 받기를 권한다”고 했다.
가장 먼저 A씨는 고씨 측의 ‘감자탕’ 관련 검색어 주장에 대해 “상식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감자탕을 보양식이라고 하는 사람은 드물다”라며 “고유정은 직접 감자탕을 해 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감자탕 음식을 한다는 사람이 뼈 무게를 검색? 정말 아무리 뻔뻔하고 얼굴이 두껍다 한들 거짓 주장도 적당히 하시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또 그는 고씨가 평소 요리를 자주 하지 않았으며, 주로 배달음식을 시켜 이를 사진으로 남기길 좋아했다고도 주장했다.
“김장 해본 적도 없는데 김장매트는 왜 검색했나?”
그는 “‘김장매트’란 단어는 김장을 위해서 검색했다”는 고씨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고유정은 살면서 단 한 번도 김장을 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검색 시기는 5월인데 김장 시기도 아닐 뿐더러, 당시 고유정과 나는 5월을 제주에서 보내기로 했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아이를 위해 선처 해달라”는 고씨 측 변론에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고유정이 엄마로서 자격이 있나 의문”이라며 “오죽하면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이 아이 엄마와 통화해 본적도, 만난 적도 거의 없다고 했겠나. 2018년 8월 휴가기간 아이가 청주에 와서 며칠 머무르는 사이에도 고유정을 집을 나간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니코틴 치사량 검색은 날 위한 것? 날 죽이려 했나”
그는 “‘니코틴 치사량’은 현 남편을 위한 검색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저를 위해 니코틴 치사량을 검색을 했다는 얘기는 자칫하다간 제가 죽임을 당할 뻔 했다는 소리로 밖에 안들린다”라며 “하필 검색 시기도 5월이었을까?”라고 되물었다.
“면접교섭일에 날 속이고 펜션은 왜 예약?”
그러면서 그는 “(고씨는)전 남편과 저를 굉장히 과한 성욕자로 몰고 간다”라며 “저와 고인의 명예가 굉장히 실추됐다. 그렇게 조신한 여자가 두 남자를 속이며 당일 면접교섭일임에도 펜션을 예약해 숙소를 가겠나? 경고한다. 더 이상 확인도 되지 않은 사실로 여론을 움직일 생각이라면 지금이라도 멈추시길 바란다”고 했다.
A씨는 마지막으로 “고인이 되신 전 남편 분은 시신조차 못 찾고 있어 장례도 제대로 못 치르고 있다”라며 “우리아기(고유정 의붓아들) 사망 사건은 경찰들의 부실수사로 뚜렷한 물증조차 안 나오고 있다. 이게 안타까운 진실”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남윤국 변호사 “안타까운 진실 밝히려 끝까지 변호할 것”
고씨 측 변호인인 남윤국 변호사는 블로그에 입장문을 올리고 언론 인터뷰에 나서는 등 자신을 향한 비난의 화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그는 블로그 글에서 “고유정 사건엔 안타까운 진실이 있다”고 주장해 화제가 됐다. 언론 인터뷰에서는 “고씨와 관련된 안타까운 진실을 밝히는 게 제가 할 일”이라며 끝까지 고씨의 변호를 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블로그 글에서 그는 “우리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의 무죄추정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으며, 이는 모든 피고인에게 적용되는 원칙”이라며 “저는 변호사로서 사명을 다해 피고인이 공정한 재판을 받고 그 재판 속에서 이 사건의 진실이 외면받지 않도록 성실히 제 직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업무 수행을 방해하려는 어떤 불법적인 행위(예를 들면, 명예훼손, 모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나 시도가 있다면 법률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고씨는 지난 5월25일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여러 차례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아직까지 강씨의 시신을 찾지 못해 시신이 없는 상태에서 재판이 열리게 됐다.
첫 공판에서 고씨 측은 전 남편이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을 시도해 살인을 저질렀다며 계획 범행이 아닌 우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은 고씨가 지난 3월2일 오전 10시10분쯤 청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붓아들 B(5, A씨의 아들)군의 사망 원인과도 관련이 있는지 수사 중에 있다. 해당 사건은 조만간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고유정 전 남편 살해사건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달 2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201호에서 열린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