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2년차 주부 이송이(30)씨는 이달 말 계획했던 홍콩 여행을 취소했다. 현재 진행 중인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달 초 일본 관광을 가려 했는데 ‘일본 보이콧’운동이 확산되면서 여행을 취소했다”며 “대체 여행지로 선택한 홍콩은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어 또다시 취소하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올여름 여행업계가 ‘패닉’에 빠졌다.
한국인들이 관광지로 가장 선호하는 일본과 홍콩에 대한 여행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신규 항공편 노선 신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하면서 중국관광도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가 불붙인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국내 주요 여행사들의 일본행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주요 여행사의 일본 여행 수요는 일제히 격감했다.
하나투어는 8월과 9월 예정된 일본 여행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80 줄었다.
여행업계의 고심은 이런 상황에서 대체 수요 발굴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일본, 홍콩과 함께 한국관광객이 많이 찾는 중국 관광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항공 당국은 최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항공사에 향후 2개월간 중국 전 노선에 대해 신규 취항을 받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결정의 이유로 중국 공항의 교통량 증가로 인한 안전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항공사의 운항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가까운 관광지로 인기를 얻던 중국과 일본, 홍콩이 가기 어려운 국가가 됐다”며 “당면한 문제들이 금방 풀릴 것 같지 않다. 앞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3분기까지 해결이 안 되면 국내 여행산업은 좌초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