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자가 마음먹고 속이려 들면 사전에 잡아내기가 쉽지 않아요.”
‘일자리 자금 도둑들’로 골머리를 앓는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18일 이렇게 털어놨다. 최근 3년간 고용부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에서 발생한 부정수급액만 약 860억원에 달하지만 방지책은 여전히 예방보다 사후 적발에 집중돼 있다. 올해만 16조원 이상 투입된 일자리사업 예산이 ‘일단 주고 보자’는 식으로 운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고용부는 최근 고용보험법 개정으로 수급자의 개인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실제 시행까지는 1년 이상 소요될 예정이어서 혈세 누수 방지를 위해선 더욱 촘촘한 ‘거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화하는 ‘혈세 빼먹기’… 구멍 뚫린 실업급여
◆처벌 강화에도… 여전히 미흡한 ‘예방책’
일자리사업 예산이 ‘눈먼 돈’으로 전락하는 가운데 고용부의 안이한 대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부정수급 방지책이 주로 처벌 강화, 환수액 증대 등 사후 관리에 치중돼 있으므로, 지원금 지급 전에 자격 요건부터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는 비판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에 “이달 2일 ‘고용보험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예방책을 강화하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친인척 등 미자격자를 걸러내려면 가족관계 증명 등 개인정보가 필요하지만 기존 개인정보보호법과 충돌해 확인이 불가능했던 부분을 개선한 것이다. 개정안 110조는 고용부 장관이 △주민등록정보 △가족관계 등록사항 △군 복무 △토지·건물 △국민연금·건강보험 △출입국 정보 등 관련 자료를 관계 기관의 장에게 요청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료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관련 조항에 1년의 유예기간을 두면서 실제 사전 적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아직 개정규정이 공포되지 않았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공포되면 1년 뒤에나 시행될 것”이라며 “이번 법 개정으로 부정수급 적발률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