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폭기, 자위대 호위함 타깃훈련에도 日 침묵 일관

동중국해 공해상서 日艦에 접근 / 中機 교신 포착 불구 항의 안 해 / 한국과 초계기 갈등 때와는 대조

중국 전투폭격기가 5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을 표적 삼아 공격훈련을 했으나 일본 정부는 중·일 관계를 고려해 항의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마니이치신문과 도쿄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젠훙-7 전폭기(사진)가 5월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해상자위대 호위함을 표적으로 훈련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강하다고 보도했다. 젠훙-7 전폭기는 당시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에 대함 미사일 사거리까지 접근했다.

중국 전폭기는 공격목표를 사격관제레이더로 조준해 자동추격하는 로크온(Lock on·무기사용 가능한 상태의 레이더 가동)을 하지 않아 자위대 호위함은 중국 전폭기의 의도를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자위대 감청부대가 ‘해상자위대 함정을 표적으로 공격훈련을 한다’는 중국 전폭기의 교신 내용을 포착함으로써 훈련이 확인됐다. 자위대는 이런 내용과 중국기의 항적, 전파정보를 분석한 결과 중국 전폭기가 공대함 공격훈련을 했다고 판단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 전폭기의 이런 훈련이 예측 불가 사태를 초래할 극히 위험한 군사행동이라고 봤지만, 중국 정부에 항의하지 않고 관련 사실도 공표하지 않고 있다. 대신에 해상자위대와 항공자위대의 부대에 경계 감시를 강화할 것만 지시했다. 2인승인 젠훙-7은 공대공, 공대함 미사일을 장착한 전폭기로 2010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측에 제공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기종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폭기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지난해 12월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위협정찰비행으로 야기된 사태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을 먼저 발표하고 방위성 반대에도 녹화 영상을 공개하는 등 한·일 갈등을 주도적으로 확대했다.

중국은 올해 들어 중·일 영토 분쟁지역인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제도)에 거의 매일 해경선을 보내고 있지만 일본은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에는 동중국해 중·일 중간선 부근에서 이동식 굴착선을 이용해 새로운 가스전 시굴 활동을 시작했는데, 일본 정부는 “매우 유감”이라고 항의하는 데 그쳤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