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등학교 시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주관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록돼 부당하게 스펙을 쌓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논문을 주관한 대학이 “교원이 진행한 비공식 프로그램”이었다며 미성년자 연구물의 미흡한 관리를 20일 사과했다.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평가에 억측과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던 조 후보자의 해명과 정반대의 입장이다.
◆ 단국대 “인턴십은 교원 개인이 진행한 비공식 프로그램…사안 조사에 착수할 계획”
단국대는 이날 “연구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음을 사과한다”며 “조국 후보자 딸이 참여했다는 ‘인턴 프로그램’은 대학병원 차원의 공식 프로그램이 아닌 교원 개인이 진행한 비공식 프로그램”이라고 해명했다.
학교는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를 중심으로 연구윤리위원회를 금주 내 개최하고, 이를 위해 사안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연구내용 또는 결과에 대해 과학적·기술적 기여를 한 사람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논문저자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거나, (반대로) 기여하지 않은 자에게 감사 표시나 예우 등을 이유로 논문 저자의 자격을 부여한 사례가 있는지 중점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매체는 조씨가 2008년 서울의 한 외고 2학년 재학 당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을 하며,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조씨는 그해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의학 논문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에 제1저자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이는 논문을 주도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교육부는 자녀를 논문 공저자로 끼워 스펙쌓기에 악용하는 점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지난해 미성년자 논문 공저자에 대한 연구부정 실태조사에 나선 바 있다.
◆ 조국 “ 딸은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해 평가를 받은 것”
조 후보자는 이 같은 논란에 “딸은 외고에 다니던 중 소위 ‘학부형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여러 프로그램 중 모 대학 의대 교수였던 학부형이 주관한 프로그램에 다른 학생 1명과 함께 지원했고, 딸은 멀리까지 매일 오가며 프로젝트 실험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기여하는 등의 노력으로 6~7페이지 영어논문을 (함께) 완성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교수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련의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및 완성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며 “해당논문의 ‘책임저자’는 지도교수로 명기됐고, 논문에 대한 모든 것은 지도교수의 판단에 따르므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지적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딸이 학교가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하여 평가를 받은 점에 대하여 억측과 오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