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버닝썬 사건’으로 불거진 경찰 유착비리 근절 방안으로 ‘특별 인사관리 구역’ 지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경찰청이 지난 20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에서 마련한 ‘2019년 제주 경찰 반부패 대토론회’에서 김상명 제주국제대(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경찰시스템의 쇄신이 필요하다”며 “각급 경찰관서장이 사회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높은 관서나 부서를 관리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제언했다.
김 교수는 ‘경찰, 유착비리 근절 가능한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유착비리 근절을 위해서는 법과 제도뿐만 아니라 고위 공직자부터 체질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의 공동체 문화인 ‘괸당’이 유착 비리 등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경찰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제주의 괸당 문화는 친인척 또는 가까운 이웃이라면 서로 도와주고 챙겨주려는 미덕을 일컫는다.
양금선 제주YMCA 통합상담소 소장은 “작년 말 버닝썬 게이트로 경찰의 유착 비리가 불거졌다”며 “제주는 최근 제주에서 가시화한 유착 비리는 없었지만, 크고 작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유착 의혹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양 소장은 “본인은 작은 호의라 생각해 청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찰 내부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경찰 한명 한명이 주변인에게 청탁이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줘야만 유착 비리를 근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 소장은 또 “제주는 청정이미지가 높아 범죄가 발생하면 전 국민적 관심사가 돼 관광객의 치안 체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크고 작은 범죄에 대비한 매뉴얼을 상시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경찰측 현장활력회의 대표로 참석한 양윤석 경위는 “일선 현장의 직무만족도 향상이 부패지수를 낮춘다”며 일선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서울 강남 ‘버닝썬 사건’ 등 경찰 유착비리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경찰의 자정의지를 모으고 대내외에 청렴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했다.
김병구 제주경찰청장은 “이청득심(以聽得心)의 낮은 자세로 도민들의 고견을 겸허히 듣고 도민의 눈높이에서 부패 근절과 더 안전한 제주 만들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