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했다" 美 폼페이오…강경화 "한미동맹과는 별개의 사안"

미국 지소미아 종료에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 / "한국과 함께 양자 및 3자 방위와 안보 협력을 계속 추구할 것" / 지소미아 불연장 시 한일 갈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자리로 찾아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22일(현지시간) 한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강한 우려와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은 이날 오후 지소미아와 관련한 추가 논평을내고 "문재인 정부가 일본과의 지소미아 갱신을 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또 "우리는 한일 관계의 다른 분야에서 마찰에도 불구하고 상호 방위와 안보 연대의 완전한 상태가 지속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가능한 분야에서 일본, 한국과 함께 양자 및 3자 방위와 안보 협력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앞선 논평에서 한일 간 조속한 이견 해소를 바란다며 다소 원론적이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오전 논평에서 "한일 양국이 이견 해소를 위해 함께 협력하길 권장한다.

양국이 신속하게 이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와 일본, 한국이 연대와 우의로 함께 협력할 때 우리 모두는 더 강하고 동북아는 더 안전하다"며 "정보 공유는 공동의 안보 정책과 전략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핵심"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추가 논평은 '문재인 정부'와 '지소미아'를 적시하며 한국의 결정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2일 오후(현지시간)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가운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소미아 불연장 시 한일 갈등을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미국은 그동안 지소미아가 한미일 안보협력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 측에 협정 갱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불연장 방침 발표 후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일본의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고 미국 측에 역설했고, 미국은 우리의 결정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결국 한일 간 신뢰문제 때문에 촉발된 상황에서 우리가 내린 결정"이라며 "한미동맹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지소미아 종료에 "실망스러워…韓외교장관과 통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한국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캐나다를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오늘 아침 한국 외교장관과 통화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애초 이날 아침엔 한일 양국이 이견 해소를 위해 신속히 협력하기를 권장한다는 논평을 냈다가 몇시간 만에 수위를 높인 논평을 다시 냈다.

 

미국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한일 갈등에도 지소미아는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