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피했지만…조국, '이틀 청문회' 만만치 않다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을 해소할 기회를 달라고 하면서, 무산됐을 경우 직접 설명하겠다고 언급해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딸 관련 의혹을 두고 날로 논란과 파장이 커지면서 "안이하고 불철저했다"고 몸을 낮추고 고개를 거듭 숙였지만, 인사청문회를 통해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그간 국회 청문회 일정을 두고 여야간 이견을 보이며 진통을 겪어왔지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9월 2~3일에 조 후보자의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깊이 반성하는 마음가짐으로 국회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문회 기회를 주신다면 저의 부족함과 한계도 솔직히 말씀드리면서 질책을 받고 제 생각과 소신도 설명 드리겠다"며 "국회 청문회가 무산된다면 여러 방법으로 직접 설명드릴 기회도 찾겠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국회에서 여야간 대치로 청문회 일정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난항을 겪으면서 청문회 무산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문회 무산'이라는 경우의 수까지 언급한 것은 사퇴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설령 국회 청문회에서 의혹을 밝히지 못한 채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논란이 계속될 수 있는 상황을 의식해 다른 방법으로라도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회가 정해진 기간 내에 청문 절차를 마치지 못해도 대통령은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심사 또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기간 내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하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의 범위에서 다시 요청할 수 있고, 재송부되지 않으면 임명할 수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원칙적으로 오는 30일 전까지 조 후보자의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자유한국당은 '사흘 청문회'를 요구하면서 9월 초에 열자고 주장했다. 여야간 의견이 대립되자 민주당은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를 접촉해 국회 밖 '국민 청문회' 개최를 추진했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 가운데 이날 법제사법위원회는 조 후보자의 청문회를 다음달 2~3일 양일간 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무수한 의혹들이 청문회 시험대에 세워질 전망이다.

 

조 후보자는 이틀 연속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검찰 개혁 명분도 빼들었다. 그는 전날 "심기일전해 문재인 정부의 개혁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하겠다"며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도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법무·검찰 개혁 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일정 합의 직후 "청문회에서 국민의 대표의 질책을 기꺼이 받겠다"며 "제기되는 의혹에 소상히 밝히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