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 5곳 중 1곳 기저귀서 ‘폐렴구균’

녹색환경지원센터, 감염성균 조사 / 폐렴간균, 141곳 중 135곳 나와 / 기저귀, 의료폐기물서 제외 땐 / 종량제 봉투에 버려 감염 우려 / “병원균 유래 조사해 예방 절실”

정부가 요양병원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전국 요양병원 5곳 중 1곳에서 폐렴구균에 감염된 일회용 기저귀가 배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폐렴구균은 폐렴의 원인균으로 제2군 법정감염병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배출되는 다른 기저귀와 비교해 얼마나 높은 감염률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6일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는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 의뢰로 실시한 ‘요양병원 기저귀 감염성균 및 위해균에 대한 위해성 조사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맡은 김성환 단국대 교수(미생물학)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에서 전국 152개 요양병원의 기저귀를 수거했다. 그 가운데 일회용 기저귀가 나오지 않은 11곳을 뺀 141곳 가운데 28곳(19.9%)에서 폐렴구균이 발견됐다.



김 교수는 “감염 우려가 있는 격리병동이 아닌 일반병동 환자로부터 배출된 기저귀에서 폐렴구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병원균의 유래에 대한 철저한 안전성 조사와 감염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폐렴원인균인 폐렴간균은 135개(95.7%) 요양원 기저귀에서 나왔다. 화농성 질환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은 95.0%, 프로테우스 미라빌리스균(식중독균)은 67.4%의 검출률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김 교수는 지난 6월 환경부가 입법예고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우려를 표했다. 이 개정안은 감염 우려가 낮은 일회용 기저귀는 일반의료폐기물이 아닌 사업장일반폐기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요양병원에서 일회용 기저귀를 감염성 여부에 따라 철저히 분리·배출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가정에서 일반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려지는 성인·유아 기저귀를 대상으로는 이뤄지지 않아 비교 기준이 되는 ‘대조군’이 없다는 한계를 보였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