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업무와 외상 사건 노출로 ‘마음의 병’을 앓는 소방관이 늘어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된 소방관은 2453명이나 됐다.
소방청은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공동 실시한 ‘2019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상태 설문조사’ 최종 분석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이는 지난 5~6월 두 차례에 걸쳐 전국 소방관 5만75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것이다.
특히 자살 위험군으로 분류된 소방관이 2453명이나 됐다. 전체 응답자의 4.9%에 해당한다. 지난 1년간 자해 행동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밝힌 소방관이 1556명(3.1%)에 달했고 이 중 53명(0.1%)이 ‘죽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답했다.
또 전체 소방관 중 삶의 만족도가 낮다고 답한 비율은 6.3%(3023명)로 집계됐다. 외상사건 노출 경험은 연간 평균 7.3회였다. 민원 응대 과부하에 따른 관리가 필요한 소방관은 29.3%(1만4233명), 심리적 손상을 입은 소방관은 20.3%(9832명)였다. 민원 응대 과부하란 재난 대응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을 때 수반되는 감정노동을 의미한다. 업무분야별 감정노동은 민원을 최초 응대하는 119상황실, 현장출동 횟수가 많은 구급대원, 화재 피해 민원인을 상대하는 화재조사 등의 순으로 그 부하량이 높게 나타났다.
소방청 관계자는 “충격적인 현장과 각종 유해인자에 노출되고 교대 근무로 생체리듬 불균형이 초래되는 환경에서 근무하는 소방관을 위해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조속히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