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폐막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미·중간 무역협상 재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회담 재개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미 수사당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추가 혐의 수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협상 재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 “오늘 양국간 다른 수준의 무역협상이 예정돼 있다(There’s a talk scheduled for today at a different level)”고 회담 재개 소식을 밝혔다고 CNBC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수준’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식의 회담을 일컫는 것인지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무역협상에서 최종 생산물이 무엇이 될 지 지켜보자”며 “마지막 성과물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다양한 수준에서 소통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고 CNBC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중국으로부터 협상을 원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전날 “미·중 무역전쟁을 차분한 자세로 해결할 용의가 있다”며 미국의 관세인상에 대한 추가 보복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 상무부는 양국 무역 대표단이 효과적인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수사당국이 화웨이에 대한 기술탈취 혐의를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이 올초 기소한 혐의와 별건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화웨이에 대한 혐의사실이 추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WSJ은 복수의 수사당국 관계자들을 인용, “화웨이가 수년 동안 여러 사람 및 업체로부터 지식재산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뉴욕 브루클린의 뉴욕동부지검은 화웨이 측에 소환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웨이는 포르투갈의 멀티미디어 업체로부터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을 탈취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뉴욕동부지검과 연방수사국(FBI) 수사관은 지난 6월초 포르투갈 업체 관계자를 면담했고, 화웨이가 경쟁업체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도 수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이번 수사는 올해 초 화웨이에 대한 기소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뉴욕동부지검과 워싱턴주 대배심은 지난 1월 말 금융사기, 기술절취 등의 혐의로 화웨이 및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을 기소했다.
WSJ은 이번 수사가 추가 기소로 이어질지 불투명하지만, 미국의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오른 화웨이에 대한 압박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