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내 딸은 노력이라도 했지 조국 딸은 거저먹으려고…”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63·본명 최서원·사진)씨가 대법원 상고심 선고를 앞두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거론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자필 의견서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9일 최씨 측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지난 26일 ‘선고를 앞두고’라는 제목의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최씨는 진술서에서 “(조 후보자 의혹 관련) 팩트가 다 나오는데도 아니라며 큰소리 친다”며 “대체 무슨 힘이 있어 그러느냐”고 주장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씨는 자신의 딸 정유라씨를 비판한 여당 국회의원을 지목하며 “조 후부자에게 할말이 없느냐”라고도 했다. 이 변호사는 “직접적으로 조 후보자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은유적 표현을 한 의견서”라며 “읽어보면 조 후보자에 관련한 이야기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변호사는 최씨가 “내 딸(정유라)은 메달이라도 따려고 노력했지만, 조국 딸은 거저먹으려 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한 사실도 전했다.

 

최씨는 진술서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받아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는데 싸잡아 뇌물이라고 한다”며 “완전한 인권침해다. 수용자들이 받는 모멸감과 을의 처지는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최씨에 대한 뇌물죄 및 직권남용죄에 대해 유죄를 확정했지만, 미르·K스포츠재단 등의 출연금을 기업에 요구한 행위 등은 강요죄가 성립될 정도의 협박은 아니라며 무죄 취지로 서울고법에 파기환송 결정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