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에 마련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견본주택 바깥에는 문을 열기 2시간 전부터 몰려든 관람객들로 긴 대기 줄이 형성됐다. 문이 열린 후에도 유니트 관람을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모델하우스가 북적였다. 1일까지 이곳엔 3만7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단지의 전용 84㎡ 분양가가 평균 8억6000만원 수준으로 인근 아파트 입주권보다 1억원가량 낮다. 분양만 받으면 즉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른바 ‘로또’ 아파트다.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예고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분양 단지에 실수요자는 물론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수요자가 대거 몰리고 있다. 분양가상한제의 ‘풍선효과’로 거론됐던 신축 아파트값과 전세 가격은 예상대로 오름폭을 키웠다. 반면 분양가상한제의 타깃인 재건축 추진 아파트값 상승세는 확연히 꺾이고 있어 신축·재건축 아파트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주택 업계에 따르면 9월 첫째 주에는 전국에서 1만6581가구가 분양된다. 분양가상한제와 추석 명절을 앞두고 건설사가 대거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면서 올해 주간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9월 전국의 일반분양 물량 역시 지난달에 비해 3.5% 늘어난다.
상아2차처럼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다른 재건축 단지는 울상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0.03% 떨어져 2주 연속 하락했다. 재건축을 기다리던 수요가 깃든 일반아파트값은 반대로 0.06% 상승해 오름폭을 키웠다. 강동에선 비교적 입주 연차가 길지 않은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를 비롯해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등이 각각 1000만∼2500만원 올랐다. 강남은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이 5000만∼6000만원 상승했다.
전세 시장도 불안한 기색이다. 서울이 0.04% 상승해 지난주보다 오름폭이 컸고, 신도시도 0.01% 상승했다. 특히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6개월간 약세를 보인 경기 과천시 아파트 전셋값이 7월부터 상승 전환해 8월 말까지 두 달간 3% 넘게 뛰었다. 7월 첫째 주 조사에서 0.01%이던 주간 상승률도 지난주에 0.62%로 가팔라졌다. 석 달 만에 전셋값이 2억원 넘게 오른 곳도 나왔다.
과천 전셋값 강세의 가장 큰 이유는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과천시의 경우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며 일반분양 물량이 꾸준히 나오는 데다, 앞으로 과천지식정보타운, 3기 신도시 과천지구 등 공공택지 분양 물량도 줄을 잇기 때문이다. 과천시 1순위로 청약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거주요건을 채워야 해 전세로 거주하면서 청약 당첨을 노려보겠다는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서울의 분양가 규제로 청약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30∼40대가 경쟁률이 낮고 당첨 가능성이 큰 과천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