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독도 전쟁 탈취' 망언 용인...한·일 대립 격화 전망 [특파원+]

일본 정부가 NHK에서국민을지키는당(N국당) 소속 중의원(하원) 의원인 마루야마 호다카(丸山穗高)의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 전쟁탈취론을 사실상 용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관방장관은 2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마루야마 주장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개개 의원 발언에 대해 정부로서는 코멘트를 피하고 싶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오히려 우리 국회의원의 독도 방문에 대해 “역사적 국제법으로 일본 고유의 영토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외교 루트를 통해 한국 정부의 항의했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의 발언은 지난 5월 마루야마가 쿠릴열도 도서 전쟁탈취론을 제기했을 때 완전히 다른 답변이다. 스가 장관은 5월15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전쟁에 의해 북방영토(쿠릴열도 도서에 대한 일본식 표현)를 원도민(元島民)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마루야마 발언에 대해 “누가 생각해도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전쟁탈취론을 사실상 부인했다. 스가 장관은 당시 마루야마에 대해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자신의 발언은 자신이 책임을 가져야 한다”며 “마루야마씨의 발언은 정부 입장과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 바 있다.

 

독도 전쟁 탈취론을 제기한 마루야마 호다카.

마루야마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에 우리 국회의원들의 독도 방문과 관련해 “다케시마(竹島·독도에 대한 일본식 명칭)도 정말로 협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냐”며 “전쟁으로 되찾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라고 적었다. 이어 “한반도 유사시를 포함해 ‘우리(일본) 고유의 영토’에 자위대가 출동해 불법점거자를 쫓아내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쿠릴열도 전쟁탈취론 파문 때와는 달리 스가 장관의 답변을 통해 일본 정부가 마루야마의 발언에 면죄부를 줌으로써 독도 전쟁탈취론을 인정한 게 됐다. 일본 헌법 제9조는 무력행사를 통한 국제분쟁 해결의 수단으로서 영원히 방기(放棄)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마루야마 발언은 위헌 소지도 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