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유민봉 의원 관련자료 공개 / 당시 업계선 사업 모델 의구심 제기 / 野 “어떻게 제출됐는지 경위 살펴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의 투자금을 운영하는 사모펀드가 추진한 서울시 지하철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에 국내 굴지의 증권사들이 대규모 자본금을 출자하겠다는 투자확약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은 통신요금 인하와 통신사 개별 와이파이망 구축으로 지하철 공공와이파이 수익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진 증권사들의 대규모 투자확약의 배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3일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에 따르면 피앤피플러스는 지난해 5월 서울교통공사에 ‘서울 지하철 통신서비스 수준 향상사업 관련 투자확약서 제출의 건’ 문서를 제출했다. 자금조달 계획이 담긴 이 문서에는 미래에셋대우주식회사가 1000억원, DB금융투자가 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확약서가 담겼다. KTB투자증권은 조달금액을 적시하지 않은 채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투자확약서는 법적구속력이 있는 문서로, 사실상 해당금액을 조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서울 지하철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하는 해당 사업은 민간사업자가 약 1500억원을 들여 지하철 전동차 내 와이파이망을 구축한 뒤 광고수익 등으로 이윤을 회수하는 모델이다. 지난해 2월 서울 지하철 1∼9호선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된 피앤피플러스가 자본금 조달 방안을 담은 내용의 문건을 3개월 뒤 제출한 것이다.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은 조 후보자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 단계에서 구상한 계획이다. 코링크PE는 서울시 지하철 와이파이망 구축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버스, 광역단위 대도시, 해외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뒀다. 하지만 당시 4G네트워크 확대와 통신비 인하, 통신사업자의 자체 와이파이망 구축 등으로 공공와이파이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피앤피플러스의 사업 모델에 대한 의구심이 통신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2017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와이파이존 구축 확대정책 수립을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KT·SKT·LG유플러스 관계자들은 공공와이파이의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통신사의 사업 모델과 전면 충돌한다고 우려했다.
미래에셋대우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조건부 대출 확약서로 검토 후 영업부 자체에서 종결한 사업”이라며 “사업도 최종적으로 무산됐고 실제 금액이 투자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유민봉 의원은 “진보 비즈니스 하이에나들이 금융권까지 영향력을 뻗친 정황이 엿보인다”며 “투자확약서는 금융사의 중대 의사결정에 의해서만 발급 가능한 것이다. 해당 투자확약서가 어떻게 제출됐는지 경위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 후보자 일가의 투자금을 운영하는 사모펀드가 투자한 가로등 자동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에는 민주당 출신 인사 A씨가 고문으로 경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