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수비 뚫어라… 벤투號 ‘김신욱 카드’ 시험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대비 조지아와 평가전 / 기존의 빌드업 중심 공격작업에 / 장신 이용한 포스트플레이 접목 / 새로운 공격옵션 위력 실전 점검 / 패스 축구 자신감… 시너지 기대 / 벤투 감독 최적 해법 찾을지 주목
파울루 벤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부임 첫 경기였던 지난해 9월9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은 많은 팬에게 신선한 감흥을 줬다. 이재성과 남태희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한 당시 경기에서 대표팀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축구를 펼쳐냈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끈질긴 후방 빌드업과 측면 윙백들의 과감한 오버래핑 등을 통해 조금 더 확률 높은 공격을 주문했고, 이는 이후 이어진 대표팀 모든 경기의 테마가 됐다.

 

이런 대표팀의 변화 과정에서 배제됐던 선수가 김신욱(31·상하이 선화)이다. 벤투 감독은 10년 가까이 대표팀의 주요 공격옵션 중 한명으로 활약해온 1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 대신 침투와 연계 등에 최적화된 황의조, 지동원 등을 최전방 자원으로 중용했다. 이로써 그동안 대표팀 공격작업의 주요 옵션이었던 포스트플레이는 확연히 줄어들고, 후방 빌드업에 이은 빠른 돌파와 최전방 공격수의 연계를 활용한 침투 등이 주요 공격 옵션이 됐다.

 

드디어 김신욱이 지난달 26일 벤투 감독이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소집명단에 포함되며 1년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선다.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예선 1차전과 이에 앞서 5일 오후 10시30분 터키 이스탄불의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릴 조지아와의 평가전으로 벤투호 체제에서 첫 경기를 치르게 된다.

김신욱이 지난해 3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평가전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196㎝의 장신 공격수인 김신욱은 그동안 아시아 지역 상대들을 격파할 최적의 카드 중 하나로 평가받아왔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벤투 감독은 이번 소집에 김신욱을 포함한 뒤 “9월 대표팀 일정에 선발하는 게 시기적으로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맞서 파상공격을 하는 경기가 대부분이 될 2차 예선에서는 김신욱 같은 카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의 포스트플레이와 헤딩슛 등은 여러 전문가가 “아시아지역 수비수들의 역량으로는 완벽히 막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평가할 만큼 위력적 무기로, 이는 최근 중국리그에서의 ‘골폭풍’으로 또 한 번 입증됐다.

 

여기에는 꾸준히 추구해온 패스 축구가 어느 정도 자리 잡혔다는 자신감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벤투 감독이 “우리 스타일을 지켜나가면서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듯 기존 빌드업 중심 공격작업에 김신욱의 포스트플레이 접목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최종예선에 앞서 치러지는 조지아전은 이런 ‘김신욱 카드’의 실전에서의 위력을 미리 가늠해보는 사전 시험무대다. 유럽국가인 조지아는 지역의 강호들과 맞서며 조직적인 밀집수비를 끊임없이 갈고 닦아온 팀이라 그의 위력을 평가해볼 수 있는 최적의 상대다. 이 경기에서 벤투 감독이 김신욱의 가능성을 발견할 경우 향후 2차 예선에서는 그 카드를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