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인 관리 소홀” vs “발급 안 해”… ‘동양대 표창장’ 진위 논란

동양대학교 최성해 총장이 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청사를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58)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어머니 정경심(57) 교수가 소속된 동양대로부터 2012년 9월 받은 총장 표창장의 허위 여부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언론에 “조씨에게 총장 명의 표창장을 발급해준 사실이 없고 일이 터진 후 정 교수가 내게 전화해 ‘권한을 위임했다고 말해달라’ 부탁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 “총장 관리 없이 나가는 총장 표창도 있으며 총장 직인 관리 소홀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 총장 “발급한 기억 없다... 정 교수가 전화해 ‘위임해줬다’고 해달라 부탁”

 

조 후보자의 딸은 정 교수가 원장으로 근무한 동양대 영어영재교육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표창장을 받은 뒤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때 이를 수상 실적에 기재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표창장이 진짜가 아니라고 확인되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까지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을 받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4일 오후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총장실이 있는 대학본부 모습. 영주=연합뉴스

 

최 총장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정 교수를 잘 알고 그런 상을 줬다면 분명히 기억을 한다”며 조씨에게 총장 표창장을 발급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확실히 했다. 이어 “상장을 만들겠다고 의뢰가 오면 일련번호를 가르쳐 준다. 일련번호가 맞는지 확인하고 직인을 찍어준다”며 “직인을 찍어야 하는데 일련번호가 다르기 때문에 거짓말을 못한다”고 설명했다. 정상 표창은 일련번호가 ‘00’으로 시작하는데 조 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의 일련번호는 ‘12’로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 동양대 교양학부에 재직 중인 정 교수가 검찰이 딸의 표창장 위조 의혹 수사를 위해 지난 3일 자신의 연구실을 압수수색하자 최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위임했다고 말해달라’고 부탁했다고도 밝혔다.

 

최 총장은 “(정 교수로부터) 위임을 자기가 받았다는 것만 얘기해주면 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정 교수가) ‘총장님이 기억 안 나실지 몰라도 위임을 하지 않았냐’고 했다. 기억이 없다고 하니까 ‘위임을 받았다고 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만약 정 교수가 딸의 표창장 발급에 관여하고 문제가 불거지자 최 총장에게 무마를 부탁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사문서위조·업무방해·증거인멸교사 등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최 총장은 “동료 교수인데 (그 분이) 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 같다. 교육자적 양심과 친분 문제가 갈등이 됐지만 교육자적 양심을 택했다”며 “표창장 일련번호가 왜 다른지 확인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라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전날 오후 최 총장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총장 표창장의 진위를 조사했다. 검찰은 최근 부산대와 동양대 등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조씨가 받았다는 표창장의 일련번호 등 양식이 다르고 상장 발부대장에도 기록되지 않은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장 직인 없이 나가는 표창도 있어... 초등학생들 받은 정황 있다”

 

여론이 안 좋게 흘러가자 여당 측은 즉각 방어에 나섰다. 총장의 승인 없이 총장상이 나갈 수 있고 총장 직인 관리도 소홀한 정황이 있다는 것.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5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제가 쭉 확인해보니 대학 졸업식 때 주는 상처럼 총장이 기록을 관리하는 총장상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게 아니고 지역에서 어린이들 글짓기 대회 등처럼 총장이 직접 관리하지 않는데 총장의 직인을 찍어나가는 총장 표창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건 기록이 따로 남아있지 않고 약간 직인 관리가 소홀했다. 아마 (조씨 딸에게 나간 총장 표창장도) 그냥 봉사활동에 대한 표창이니까 (그런 식으로 나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조 후보자 딸 외에 유사한 형태로 초등학생들이 비슷한 표창장을 받은 일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의전원 입시를 목적으로 총장 표창장이 이용됐다는 의혹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동양대학교에서 영어봉사를 한 게 2012년이다. 의전원에 2015년에 들어갔다”며 “그런데 이 친구가 부산대 의전원에 들어가려고 3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학점, 영어성적, 면접 등 입시에 중요한 항목과 달리 의학전문대학원 중 유일하게 부산대에만 있는 자기소개서 수상 실적을 위해 3년 전부터 준비했다는 주장은 무리한 예단이라는 것.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 출근길에 “상세한 내용을 확인 중”이라면서도 ‘딸의 총장상 발급과 관련해 부인이 검찰 수사를 받을 수 있는데 아직도 적법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