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년 전 공룡 대멸종 때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대멸종’이 있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당시 지구에 있던 생물이 최대 99.5% 사라진 것으로 관측된다. 동식물이 멸종한 다른 대멸종 때와 달리 미생물 종이 사라진 것이지만 미생물이 산소를 내뿜어 지구 대기를 형성하고 더 많은 생물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기점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학 지구에너지환경과학과와 외신에 따르면 이 대학 맬컴 호지스키스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고대 대기의 산소농도 분석을 통해 약 20억5000만년 전 지구상의 생물 80∼99.5%가 사라진 대멸종이 있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캐나다 허드슨만 일대 벨처 제도에서 수집한 중정석(重晶石·barite)의 산소와 황, 바륨 동위원소를 측정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대산화사건(Great Oxidation Event)’으로 24억년 전부터 20억년 전까지 산소량이 급격히 늘어나다가 급감한 시기다. 중정석 분석을 해보니 20억5000만년 전 생물권이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이때와 시기적으로 일치한 것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