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가 딸이 받은 총장상을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끝난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정 교수가 기소되면 장관을 고민해보겠다는 발언을 한 상황에서 검찰이 공소시효 마지막 날 극적으로 기소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어 “서초동에 있어야 할 검찰이 여의도 청문회장까지 왔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전날 오후 10시 50분쯤 정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2012년 9월 7일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에게 발급된 동양대 총장상을 허위로 발급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사문서위조 혐의의 공소시효는 이날 자정까지였다.
조 후보자 일가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조사하는 검찰이 조 후보자의 아내를 공소시효 마지막 날 극적으로 기소하면서 조 후보자와 여당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조 후보자는 청문회 직후 검찰의 불구속 기소 소식을 듣자 “검찰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피의자 소환이 없이 기소가 이루어진 점에 대해선 아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의 결정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제 아내는 무죄 추정의 원칙과 형사 절차상 방어권을 갖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 후보자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이 기소되면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냐는 질의에 “부인이 기소되면 장관을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가 이후 재차 질문을 받자 “당연히 고민할 것이지만 가벼이 움직일 수 없다.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정 교수가 기소되면서 야당의 공세를 비교적 차분하게 막아냈다고 평가받았던 인사청문회 결과가 뒤집힌 형국이 됐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소 소식을 들은 뒤 기자들을 만나 “일찌감치 예상됐음에도 이 자리까지 온 것이 헌정사의 불행”이라며 ”조 후보자는 그 자리에서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전희경 대변인은 “조 후보자는 거짓말로 일관했지만 결과는 검찰의 배우자 정 교수에 대한 표창장 위조 혐의 기소”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라도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말도 안 되는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 후보자 올린 것에 대해 국민께 진정으로 사과하고 지명철회로 잘못된 길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접근했다고 비판하며 검찰의 기소가 지극히 불행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서초동에 있어야 할 검찰이 이곳 여의도 청문회장까지 왔다”며 “지극히 불행한 일이고, 이것이 정치검찰의 잘못된 복귀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같은 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청문회 종료 바로 직전에 후보자 부인에 대해 단 한 번의 조사나 소환도 없이 바로 기소했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며 “압수수색도 기소도 시점 너무 부적절했던 것 같다. 정치적 의도 없다고 믿기 어려울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