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일베’가 가는 대학이 됐다면서요?”
“서울대 폐교시키자” “토착왜구와 함께 하는 서울대 머저리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서울대 총학생회가 총학생회의 입장과 반대편에 선 사람들의 ‘비난 몰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총학생회 게시판과 총학생회장 페이스북엔 총학생회를 맹비난하는 글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진보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엔 서울대 총학생회장 사진을 올려놓고 수위 높은 욕설을 덧붙인 글도 올라왔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 총학생회는 조 장관 사퇴 촉구 성명을 낸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로부터 ‘비난 테러’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대 총학생회 자유게시판 ‘광장’엔 총학을 비판하는 글들이 잇달았다. 한 익명 네티즌은 “여기서 너희들을 성토한 사람들만 해도 조국사퇴 하라고 기어나온 너희들보다 몇 배는 되겠다. 여기 사람들이 너희들 학교에 가서 집회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토착왜구와 함께 하는 서울대 머저리들아, 공부 죽어라 해서 욕먹으려고 서울대에 가고 머저리 총학 뽑았느냐”는 글도 있었다. “퇴보된 ‘좀비XX’들, 그냥 죽어라 XX들아”란 욕설도 있었다. 이날 하루 동안 서울대 총학생회 자유게시판 광장에 올라온 글만 1000건을 넘었다. 이중 대다수가 총학생회를 겨냥한 욕설과 비난 일색이었다.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도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자유·평등·정의를 부르짖으며 학생 운동을 하던 선배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나, 도덕도 없고 공동체에 공감도 없는 이기심만 가득한 무리들의 집회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거나 “자유(한국)당의 소중한 새싹”, “새싹왜구”로 지칭한 글이 잇따랐다. 진보 성향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총학생회장 사진과 함께 “악의 근원을 조져야 한다”는 수위 높은 글도 있었다.
앞서 서울대 총학생회는 조 장관의 사퇴를 강하게 촉구했다. 조 장관 취임날인 9일 서울대생들은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세 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대 관악캠퍼스 아크로광장에서 열린 ‘제3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서울대생들은 “법무부장관의 자격이 없는 조국 교수는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법무장관 자격없다’, ‘지금 당장 사퇴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서울대 학부생만으로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조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이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학부생만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3.9%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장관 임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 장관의 제자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재학생들도 지난 4일 그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