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상황 개선됐지만…'구직단념자·쉬었음' 인구 역대 최대

지난 8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45만명을 넘어서며 오랜만에 고용시장에 훈풍이 돌고 있다. 정책적 효과로 인한 회복세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전히 어두운 단면도 있다. 사실상 취업을 포기하는 구직단념자와 ‘쉬었음’ 인구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고용지표는 긍정적인 수치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2년5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났다. 실업자 수도 6년 만에 최소인 85만명까지 떨어졌다. 취업자 수가 늘고 실업자 수가 줄어들면서 고용률은 증가하고 실업률은 하락했다. 

 

정부는 고용지표가 개선되자 고무된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며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재정을 통한 일자리 지원과 여건 조성 등 정책적 효과, 그간 진행돼 온 조선·자동차 등 제조업 부문의 구조조정 일단락, 민간 부문의 고용개선 효과 등이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무엇보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3000명에 불과했던 지난해 8월의 기저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용시장에서 이탈하는 인구가 급증했다. 지난달 구직단념자 수는 54만2000명으로 통계 작성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10만명 늘어난 수치다. ‘쉬었음’ 인구도 1년 전보다 34만9000명 증가한 217만3000명에 달했다.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구직단념자는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으로, 실업률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구직단념자가 많아질수록 실업률은 오히려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구직단념자의 증가는 실업률 하락의 의미를 퇴색시킨다고 볼 수 있다.

 

취업자수 증가가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된 것도 한계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수 증가폭이 39만1000명에 달했다. 65세 이상 고령층만 보면 23만7000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수 증가의 86% 가까이를 60세 이상에서 견인한 셈이다. 반대로 40대와 30대의 취업자 수는 각각 12만7000명, 9000명 감소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